“아직도 고평가”…에코프로 3형제 하반기 더 어렵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8 15:55

에코프로 3형제, 올들어 일제히 주가 급락

그룹 전체 실적 하락 불가피…하방지지력 ‘뚝’

에코프로.

▲국내 이차전지 대장으로 꼽히는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비엠)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 에너지경제신문DB

국내 이차전지 대장으로 꼽히는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비엠)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와 해외 동종업체 대비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하방 지지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올들어 26.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48.87%, 32.24% 급락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에코프로 3형제 중 가장 많은 하락폭을 나타낸 배경은 최근 2대 주주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진행하면서다. 실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2대 주주인 블루런벤처스(BRV)는 지난달 블록딜 방식으로 2046억원을 매각했다.



또 지난 13일에도 2509억원을 처분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요 투자자가 지분을 팔아치우면서 추가 자금 이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에 투자 심리도 얼어붙은 것이다.


지난해 이차전지 테마에 주역이었던 개인들도 에코프로 3형제를 떠나고 있다. 개인은 올들어 에코프로 주식을 2908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2622억원, 180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올해만 해당 종목들을 각각 243억원, 180억원 순매도했다.




에코프로 3형제 주가 추락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로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이차전지에 대한 수요도 둔화된 영향을 받았다. 양극재 판가 하락과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관련 정책도 이차전지 기업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에코프로 3형제의 올해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이들 중 올해 1분기 흑자를 냈던 에코프로비엠도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이 실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78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86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수치다. 에코프로비엠의 부진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지주사 에코프로의 실적에도 타격이다. 양극재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지난 1분기만 해도 그룹 매출 비중의 97.4%, 영업이익은 58.8%를 차지했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매출 90%는 에코프로비엠에서 나온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재고조정의 영향으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반기 실적은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단기 수요 부진과 재고조정 및 판가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 3형제 등 이차전지 테마주가 여전히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소다. 증권사 리포트 특성상 잘 내놓지 않는 '매도' 의견도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에코프로비엠의 투자의견을 기존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낮췄다. 유진투자증권도 이날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매도' 리포트를 내고,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이날 종가는 19만1600으로, 목표가가 더 낮은 것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타 국가 동종업체와 비교할 때 이미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 하락)에 따른 점진적인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하늘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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