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QA·IDS 법인 신설 예고…초대 대표에 김진섭·이재진 내정
옛 사옥 매각·구조조정 단행…고정비 최소화해 실적 개선 목표
내년 아이온2·LLL등 10종 출시 예고…투자자 신뢰도 제고 관건
엔씨소프트(엔씨)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신작 러시를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실적 반등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 24일 임시 이사회에서 회사 분할과 엔씨QA·엔씨IDS 등 2개 비상장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2개사의 인력 규모는 360여명이다. 김진섭 QA센터장(상무)과 이재진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각사 대표로 내정됐다. 8월 1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확정할 예정이며, 분할 기일은 10월 1일이다. 엔씨가 자체 사업부를 분사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엔씨QA는 품질보증(QA) 서비스 사업부문 전문 기업으로 △SW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을 맡는다. 엔씨IDS는 응용 소프트웨어(SW) 개발 공급 사업부문을 맡으며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SW 개발 및 공급을 담당한다.
엔씨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며 “전문화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엔씨가 업황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진행 중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엔씨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79억원, 25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7%, 68% 감소했다. 군살빼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기존 출시작들의 수요 정체로 매출이 늘지 않은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엔씨는 올해 본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먹거리 발굴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전체 인력을 약 10% 감축해 4000명 중반대로 줄이고, 옛 삼성동 사옥 매각을 통해 얻는 재원을 통해 신작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사업 확장 과정에서 비대해진 조직 규모가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지난달 전 직원 대상 온·오프라인 설명회에서 “동종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고 본사 집중도가 상당히 높다"며 “대다수 기능이 본사에 집중된 형태로는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는 2분기 매출 3994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72.8% 감소가 예상되는 수치다. 오는 27일 신작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 크러쉬' 얼리 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있으나 이 실적은 3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엔씨의 1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 감소가 확인되고 있고,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인 집행이 이뤄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점쳐진다는 점에서다.
관건은 게임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엔씨는 내년까지 총 10종의 신작과 쓰론 앤 리버티(TL), 블레이드 & 소울 4 등 기존작의 글로벌 시장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이들의 성과가 본질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어낼 것이란 분석이다. 이중 글로벌 공략의 핵심 키가 될 TL의 경우 국내에서 기대만큼의 흥행을 거두지 못했던 만큼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엔씨의 차기작 아이온2, 택탄, LLL 등 출시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어 신작 모멘텀은 하반기부터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회사 대표 지식재산(IP)인 리니지와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출시될 신작 흥행 수준과 하반기 '아이온 2' 등 신작 모멘텀의 강도에 따라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내년까지 10여종의 게임이 신규 출시와 해외 진출을 통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타이트한 비용 절감이 이뤄지고 있으나, 본격적인 이익 추정치 상향은 인수합병(M&A) 성사와 퍼블리싱 라인업 공개, 실질적인 게임 흥행을 통해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시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