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유없이 달리는 말에 올라타선 안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25 14:27
양성모

▲양성모 자본시장부 기자

“주가가 급등하는데 관심이 안생길리 있나?."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지인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꺼넨 말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들과 관련된 기업들이 일종의 테마주가 돼 주가 급등락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을 통해 “동해 가스전 주변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40억 배럴을 현재 가치로 따지면 삼성전자 시총의 총 5배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주들은 급등했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을 통해 전달된 관련주들은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관련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기대감마저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정부의 '저출생 종합 플랜'이 6월 초 공개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저출산 관련주들이 급등했고, 지난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관련주들이 등락을 거듭하기도 했다.




정책 관련주에 대한 투자가 잘못된 건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플러스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긍정적이다. 문제는 해당 테마와 연관성이 거의 없는 종목까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난립하는 테마주에 투자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거다.


일례로 동해 가스전 테마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한국석유가 대표적이다. 정식 사명은 한국석유공업이다.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아스팔트 매출 비중이 39.4%에 달한다. 케미칼과 합성수지 부문도 각각 32.6%, 18%다. 한국석유공사와는 다른 회사다. 석유공사는 비상장 기업이다.




출산관련 정책 수혜주 중 삼익악기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아이러니 하다. 올 1분기 보고서를 보면 매출 비중의 41%가 악기사업이며 집단에너지부문이 48%에 달한다.


주식 격언 중에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말이 있다. 강하게 상승하는 주식에 투자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올라탄 말이 달리지 못하는 데에도 억지로 달리고 있다면 올라탄 사람이 다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국내 주식시장이 어려운 이유는 무지성에서 비롯된다. 무지성 주식 권유와 무지성 투자가 혼합된 결과다. 확실한 모멘텀을 가진 회사들은 찾아보면 많다. 이유없이 달리는 말에 올라타선 안된다.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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