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 형성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 후발 주자로 평가되는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비슷한 듯 다른 주장을 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상대로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두 후보 모두 윤석열 정부 탄생에 자신의 공이 크다는 주장을 피고 있다.
원 후보는 27일 부산을 찾아 “윤석열 정부를 만든 '창윤'으로서 당 대표가 돼 신뢰에 바탕을 둔 생산적인 당정관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친윤, 비윤, 반윤 프레임에서 창윤 프레임까지 나아간 것이다.
그는 “대선 캠프 정책본부장으로 윤석열 정부 공약과 국정과제를 만들어낸 제가 정치 경험과 갈등 조정 능력, 창윤으로서 책임감과 신뢰를 발휘할 때가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 후보도 이날 경기도의회를 찾아 자신이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에서 원내대표를 맡았던 시기가 정권 창출 밑거름이 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나 후보는 "제가 원내대표 했을 때 국민의힘은 소수 야당이었지만 패스트트랙 등의 노력으로 5년 만에 다시 보수정권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기력한 야당을 깨웠던 경험으로 여의도에서 야당이나 마찬가지인 국민의힘의 무기력을 깨우겠다“고 약속했다.
나 후보는 "이재명을 이겨본 사람은 저밖에 없다. 이재명이 지난 총선에서 제 지역구(동작을)에 8번 왔지만 승리했다“고도 강조했다.
두 후보는 아울러 자당 대통령이 위기였을 때 '분열'이 피해를 키웠다며 자신이 '통합' 적임자임을 자신했다.
원 후보는 CBS 라디오에 출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상황을 거론하며 "그때도 국민의 탄핵 여론이 높은데 우리가 그냥 다 반대하다가는 명분에 밀린다면서 분열했고 탄핵에 찬성했다가 이 결과가 왔다“고 상기시켰다.
이는 당시 친박을 중심으로 뭉치지 못해 분열했던 과거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친윤 주자인 자신에게 지지를 몰아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나 후보의 경우 페이스북에서 "친이(친이명박)-친박으로 쪼개져 싸우다 당이 산으로 가고 결국 탄핵의 수렁에 빠졌다“며 "바로 그런 낡은 정치를 끝내고자 전당대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후보와 원 후보를 겨냥 "대선이 3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줄 세우는 정치로 분열을 일으키는 후보, 일부 친윤(친윤석열)의 기획 상품처럼 등장한 후보“라고 꼬집었다.
과거 친이계와 친박계를 현재 친윤계와 친한계에 빗댄 비판으로 보인다.
다만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 전 대통령에게 인사하고 7·23 전당대회 출마 각오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친윤계 지지를 받는 원 후보가 한 후보와의 결선을 염두에 두고 나 후보와의 연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후보는 이날 두 후보의 연대 시나리오에 "정치공학이 당심과 민심을 이기는 결과가 나오면 우리 모두가 불행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후보 가운데 원 후보는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은 분위기다.
그러나 나 후보는 "저는 오직 우리 당원, 국민과만 연대한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 후보는 오히려 한 후보와 원 후보가 자신을 지지하는 최고위원 후보와 '러닝 메이트'를 형성하는 데 대해 "최고위원은 대표와 협력 및 견제를 하는 자리“라며 "저렇게 러닝메이트를 한다는 것은 (대표-최고위원 간) 수직적 관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선두권인 한 후보는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최고위원 후보와 "팀 한동훈“을 내세웠다.
원 후보도 앞으로 러닝메이트인 인요한 최고위원 후보와 주요 현장 일정에 동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