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비만 인구 급증…치료제 수요 ↑
2030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5배 증가
펩트론, 물질이전 호재에 시총 1조 돌파
인벤티지랩·삼천당제약 등 주가 오름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비만치료제 테마주가 급부상하고 있다. 펩트론이 기술이전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인벤티지랩, 디앤디파마텍 등 비만치료제 업계 내 신흥강자들도 우상향하는 양상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바이오주를 향한 투심이 회복되고 있는 점도 비만치료제 관련주 열풍에 힘을 싣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최근 한 달간 6.21% 올랐다. 지난달 3일 969.76에서 이날 1029.98로 급등했다.
KRX헬스케어 지수가 급상승한 데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전 세계에서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인 중국이 최근 들어 비만치료제 사용을 승인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말 대표적인 비만치료제 기업인 노보노디스크가 보유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사용을 승인했다. 미국 기업인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 승인도 검토 중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펩트론이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펩트론은 '스마트데포'라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치료제 투약 빈도를 주 1회에서 월 1회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펩트론은 최근 이 기술과 관련해 글로벌 제약사 A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 물질이전은 기술이전의 전 단계로 기술이전이 임박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통상 비만치료제는 반감기가 짧아서 주사를 너무 자주 맞아야 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는데 투약 빈도를 줄이게 되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셈이다. 노보노디스크도 자사가 보유한 위고비의 투약 주기를 매일 1회 투약에서 주 1회로 늘리면서 시장 장악력을 높인 바 있다.
펩트론은 물질이전계약 소식에 지난달 27일 하루 만에 주가가 22.53%가 오르더니 전날에도 18% 넘게 올랐다.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장중 6만원을 돌파했으며 52주 최고가도 연일 경신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만 59.9%에 달한다.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도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2일 종가 기준 7673억원이던 시총은 이날 정오 기준 1조258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밖에도 경구용 비만치료제 임상1상을 진행 중인 디앤디파마텍, 유한양행과 1개월 지속형 비만치료제 'IVL3021'을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한 인벤티지랩 등도 비만치료제 테마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연내 기준금리가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바이오주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천당제약, 동아에스티 등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들은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표 바이오주들로 투심이 몰리면서 올 들어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에 이견이 없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 77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올해 비만치료제 시장이 150억달러 규모인 점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만 5배가 넘게 커지는 수준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비만 인구는 지난 2020년 9억9000만명에서 오는 2035년 19억1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만 인구를 보유한 국가인 중국에서 비만체료제 사용 승인이 잇따르고 있어 비만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비만치료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만약 약효를 1개월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지속형 기술이 개발된다면 공급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