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 제도 시행 100일 기자간담회…성과·활동 현황 공유
위반 사례 266건 중 60%는 해외 게임물…5건에 시정 권고
“시정명령 불이행 시 국내 시장 유통 제한할 것” 경고
공정위와 이중규제 지적도…“양 기관 적용 법률 다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 100일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과 활동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향후 제도 보완을 위한 점검에 나섰다.
게관위는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경과 및 사후관리 활동, 모니터링 현황 등을 공유했다.
게관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확률형 아이템 사후관리 모니터링은 총 1255건이 진행됐다. 이 중 266건의 위반 사례를 적발했으며, 60%는 해외 게임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확률 미표기 및 미흡이 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게임 광고 내 확률형 아이템 포함 문구 미표기가 29%, 소수점 위반 등 확률 표시 방법 오기가 12%로 뒤를 이었다.
게관위의 사후관리 조치에 따라 총 185건이 시정 완료됐으며, 시정 권고가 내려진 조치는 5건이었다. 상세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권고 이후에도 시정되지 않을 경우 국내 시장 유통이 제한된다.
박우석 게관위 게임정보관리팀장은 “법률적으로 행정조치 내용을 공개하도록 규정돼있지 않다"며 “정보공개법을 검토해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되는데, 현재로선 사업자 관련 조치사항이다 보니 조심스럽다. 공개가 필요할 경우 법률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게관위는 제도 시행에 맞춰 27명 규모로 게임정보관리팀을 신설했다. 자체 모니터링 혹은 민원을 통해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한 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행정조치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또 게임사 및 이용자 협·단체 간 소통을 실시하는 등 제도 안착과 이용자 보호에 주력했다.
향후 문체부와의 협의를 거쳐 확률 표기 기준을 지속 보완할 계획이며, 국내 게임사 역차별 현상을 줄이기 위해 해외 사업자와의 연계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업자 상담·이용자 제보 창구 등 소통 채널도 확대할 예정이다.
박 팀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현 시행령 및 해설서 기준 모호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문체부와 협의를 거쳐 확률 표시 기준을 우회하는 방식들에 대해서도 법안이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 조사 과정에서 게임위와 공정거래위원회 간 중복 규제가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뉴진스 컬래버 아이템 확률 오기재 논란과 관련해 공정위와 게임위가 동시에 조사에 착수했는데, 양 기관의 역할이 일부 겹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3월 이후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진 게임사는 총 12곳이며, 이중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인 게임사는 엔씨소프트, 그라비티, 위메이드, 컴투스, 크래프톤, 웹젠 등 6곳이다.
이에 대해 게관위는 각 기관의 적용 법률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게관위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상 조치를,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기준에 따라 조치한다"며 “게관위는 사업자가 시정한 확률이 기존 판매한 아이템의 확률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공정위는 기존 판매한 아이템의 확률 오기재 사실이 고의성을 띠는지 확인한 후 이용자 기만 여부를 가린다"고 말했다.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은 해외 게임사의 경우 제도 위반 시 적법한 조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해외 게임사의 경우 자체등급분류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조치하는데, 밸브가 운영하는 글로벌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민원 중 스팀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아 모니터링 중"이라며 “지난 3월 미국에서 밸브와 미팅하면서 자체등급분류사업에 관심이 있음을 확인했다. 어떤 조건으로 접근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게관위는 확률형 아이템 표기 의무 사후관리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제도 정착에 주력하는 한편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겠다"며 “지난 20년간 급격히 성장한 게임산업이 어떻게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지를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