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부정적’으로 하향…3년간 실적 악화 지속
발포제서 돈 못버는데 이차전지 투자는 계속
자금 차입 계속돼 중단기 재무구조 악화 전망
신용평가사가 금양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 여전히 이차전지 대표 테마주 중 하나로 각광받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의구심은 떨치지 못한 모습이다. 아직 이차전지 사업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발포제 사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해 재무구조 불안이 심화돼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금양의 선순위 무보증 사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BB+/긍정적'에서 'BB+/부정적'으로 하향했다.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은 통상 BBB 등급 미만부터 '투기 등급'으로 분류, 향후 환경 변화에 의해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로 본다.
금양은 최근 지속적인 실적 악화를 보였다. 지난 2021년 2177억원에 달했던 연결 매출은 2022년 2028억원, 2023년 1520억원 순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적자 전환(-146억원)했으며, 순이익도 2022년부터 2년 연속 적자 지속 중이다. 올 1분기도 영업손실 173억원, 순손실 1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현상이다. 본래 발포제 제조·판매사인 금양은 이차전지와 관련 자원개발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차전지 사업 매출은 발생하고 있지 않은데, 판관비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작년 금양이 소비한 판관비(493억원) 중 연구개발비가 총 102억원으로, 2022년(약 5억원)에 비해 20배나 뛰어올랐다.
올 1분기에도 이미 판관비로 263억원이나 지출한 상태며, 연구개발비 명목으로만 41억원이 나갔다. 연구개발 인력 증가에 따라 인건비(39억원) 역시 전년 동기(23억원)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작년에 없던 지출 항목도 눈에 띈다. 작년 금양이 취득한 몽골 리튬 광산 광업권에 대해 무형자산상각비 66억원이 발생해서다.
문제는 이차전지 사업이 제 역할을 할 때까지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할 발포제 사업에서 부진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주요 수요처였던 신발산업의 경우,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이 계속되면서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인도산과의 경쟁이 심화돼 판매 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었다.
금투업계에서는 금양의 이차전지·자원개발 부문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날 시점을 2025년 이후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원통형 배터리 셀 양산을 내년 1월부터 시작하고 이후 점차 증설할 예정이다. 물론 대규모 공급 계약 체결 및 양산 안정화 단계라는 '숙제'까지 고려하면 매출 발생 시기는 좀 더 미뤄질 수 있다.
때문에 당분간 현금흐름 적자 및 자금 차입으로 추가적인 재무 악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작년 금양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87억원인데, 1분기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은 176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서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현금 보유고가 바닥을 냈다고 해석될 수 있다. 당장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사모사채 규모만 236억원에 달한다.
1분기 기준 현재 금양의 부채비율도 265.5%, 차입금의존도도 40.9%로 이미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이후 2분기에도 총 463억원 규모의 자금을 차입해 부채 규모는 더욱 커진 참이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금융시장 위축 등 환경 변화 시 차입금 상환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들의 성과 창출 시기도 불확실성이 존재해 중단기 재무구조는 저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