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찾아갈까요?”··· 부산지역 교원단체들, ‘악성 민원’ 장학사 사망 진상규명 집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04 00:00
“교육감 찾아갈까요?

▲3일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단체가 부산교육청 앞에서 장학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제공=부산시교육청

부산= 에너지경제신문 강세민 기자 도가 지나친 민원 제기(악성 민원)에 대해 법적 책임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집요한 민원에 시달리던 부산시교육청 소속 A 장학사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교원조합 등 지역의 교원단체들이 행동에 나섰다.




3일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진상규명 요구 집회를 연 이들 단체들은 “부산시교육청의 장학사 사망 사건은 잔인하고 집요한 민원이 빚은 참사로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해 책임자 고발은 물론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부산시교육청에 관련자 고소·고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숨진 A 장학사는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교장공모제 지정 취소 통보를 받은 B 학교 고위 관계자와 학부모 등에게 재지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원을 수십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유족과 동료 교직원에게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장학사는 교장공모제 미지정 재검토를 요구하는 B 학교 고위 관계자는 물론, 학부모의 도넘은 민원에도 시달린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입수한 A 장학사와 학부모 C 씨가 부산시교육청 내선전화로 나눈 12분 58초짜리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6월18일 녹음)에 따르면 B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위원장이라고 밝힌 C 씨는 교장 공모제 미지정과 관련해 “민원 처리가 지금 전혀 안 되고 있다"라며 부산시교육청 심사 내용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심사 중인 내용은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는 게 부산시교육청의 방침이다.




숨진 A 장학사의 이 같은 취지의 답변에 대해 학부모 C 씨는 “오늘 온 공문도 보니까 내용이 20일이 지난 상황에도 똑같이 왔다. 복사해서 붙인 것이냐", “그럼 이거 더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교육감 찾아갈까요?". “교육감을 만나는 절차를 알려달라"라는 등의 감정 섞인 발언을 쏟아냈다.


집회에 나선 지역의 교원단체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는 교육 가족들이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일이 계속되도록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며 “동료의 황망한 죽음 앞에 우리 교육공동체 모두는 그 어떤 방해가 있더라도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B 학교의 내부형 교장 공모제 처리 과정, 민원 제기 및 응대 과정 등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필요할 경우 사법당국에 고발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8일로 예정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이번 사태가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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