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날 몰아내? 아무데도 안 가”...‘애잔 노인’ 된 대통령 바이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05 08:4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뒷전 후퇴'를 강요받는 평범한 노인들과 처지를 같이 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사전 녹음 인터뷰 등에서 '대참사' TV 토론을 “90분짜리"로 평가절하하며, 그간 해온 일들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 등과 관련해 “만약 당신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지지자들을 책망하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하며 사실상 자멸했다.


이후 민주당 핵심층으로부터 심각한 동요와 우려가 제기됐지만, 본인은 일단 완주 의지를 강력히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측근들에 “내가 민주당 대선 후보다. 누구도 나를 몰아낼 수 없다. 나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이날 군 가족들을 초청해 백악관 연례 행사인 바비큐 파티를 주재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한 참석자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계속 싸우세요"라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아무 데도 안 간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이날 “향후 48시간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에 결정적일 것"이라고 봤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말 안에 자신에 대한 고령 우려를 완전히 가라앉히고 지지자들을 안심시켜야 향후 레이스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장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자신을 압박하는 민주당 내부 민심 단속부터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회 지도부 등과 통화하고 내부 동요 다잡기를 시도했다.


저녁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포함해 민주당 소속 주지사 20여명과 백악관에서 대면 및 온라인 회동을 하고 사퇴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주지사들과의 소통은 그들이 회동 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나름 성과를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에는 ABC 방송과 심층인터뷰를 갖고 직접 대(對)국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TV 토론 직후 잇달아 나오고 있는 여론 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격려보다는 경고 메시지만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민주당 내부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에 대비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새 후보로 염두에 두고 운집하는 움직임이 벌써 포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당장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지지자인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 등이 '해리스 카드'를 주변 등에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예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 역시 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세스 몰튼 하원의원(매사추세츠·민주)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위해 엄청난 봉사를 했지만 지금은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조지 워싱턴의 발자취를 따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뒤 당시 헌법에 임기 제한 조항이 없었음에도 1797년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몰튼 의원은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 라울 그리핼버 하원의원(애리조나)에 이어 세 번째로 공개 사퇴 요구에 합류하게 됐다.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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