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반기 한국은행에 91.6조 빌렸다…대출규모 역대 최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07 10:23

상반기 대출액 중 71.7조 갚아…이자 1291억원으로 역대 최대

정부

▲지난 6월 말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하고 갚지 않은 잔액은 총 1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 상반기에만 한국은행에서 91조원 이상을 빌려 부족한 재정을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법인세를 포함한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힌 상황에서 '신속 집행' 방침에 따라 상반기 재정 지출이 집중되자, 한은에 만들어놓은 '마이너스 통장'(일시 대출 제도)을 통해 급전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7일 한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하고 갚지 않은 잔액은 총 1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상반기 6개월간 한은에 총 91조6000억원을 빌렸으며 이중 71조7000억원을 상환한 상태다.



한은이 과거 연도별 같은 기간과 올 상반기를 비교한 결과, 해당 기간 누적 대출 규모(91조6000억원)는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지난 상반기 대출 규모는 코로나19 이후 지출이 많아진 2020년 상반기(73조3000억원)를 크게 웃돌고, 대규모 '세수 펑크'가 현실이 된 지난해 상반기(87조2000억원)와 비교해도 4조4000억원이 많다.




지난 상반기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 또한 1291억원(1분기 638억원+2분기 653억원)으로 역대 1위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으로, 이를 많이 이용할수록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대정부 일시 대출금 한도·대출 조건'에 따르면 올해 한도는 △통합계정 40조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원을 더해 최대 50조원이다.


상환 기한은 통합계정이 내년 1월 20일, 양곡관리특별회계가 대출일로부터 1년(단 2025년 9월 30일 초과 불가), 공공자금관리기금이 올해 12월 31일이다.


올해 일시 대출 이자율로는 '(대출) 직전분기 마지막 달 중 91일물 한은 통화안정증권의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0%포인트(p)를 더한 수준'이 적용된다.


정부가 큰 규모의 자금을 일시 대출 형태로 한은으로부터 빌리고 이를 통해 풀린 돈이 시중에 오래 머물면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부족한 재정을 재정증권 발행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고 손쉬운 한은 일시 차입에만 의존할 경우, 국회나 국민이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김다니엘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