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은 대체 왜”… 은행주 고공행진에도 20% 하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09 14:37

밸류업 여력 없어 수혜 기대감서 배제

실적둔화 불가피, 증권사 목표가 하향

낮아진 주가, 이익 상승 가능성에 주목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정부의 K-밸류업에 따른 주주환원 기대감 확대로 금융주가 일제히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한 가운데 카카오뱅크만 나홀로 주가가 역주행 중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분위기가 은행업종에 비우호적인 흐름이 예상되고 있어 실적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융업종 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27.16%가 상승했다. 금융관련 종목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연초 이후 60.63%가 급등했고, 하나금융지주(47.7%), 제주은행(40.32%), JB금융지주(33.98%), 신한지주(29.51%), BNK금융지주(21.15%), 기업은행(18.89%) 순으로 집계됐다.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한 거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23.86%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카카오뱅크가 유난히 크게 주가가 후퇴한 이유는 연초 이후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기존 금융회사들의 주주환원 기대감에 주목을 받은 반면, 상대적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뒤쳐져 있어 소외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성장률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 역시 이유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주가는 대출 성장에 대한 전망이 낮아졌다"며 “여기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기존 은행으로 집중되면서 카카오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올해 금융업종 내에서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장이후 카카오뱅크의 자사주 소각금액은 0원이다. 배당 역시 지난해 주당 150원(배당수익률 0.55%)에 불과했다. 반대로 KB금융의 경우 지난 2월 결산 배당으로 주당 1530원(배당수익률 2.50%), 올 1분기 배당으로는 주당 784원(1.10%)을 지급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올 2월에만 3200억원에 달한다.




또한 대출 성장 전망 하향도 우려 대상이다. KB증권은 2분기 원화대출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2.3% 증가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1분기 대출성장률(6.9%) 대비 크게 부진한 수치다.


이에 증권사들도 목표주가 잇달아 하향 조정 중이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2만7500원으로 11.29%를, NH투자증권은 3만2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15.62% 낮췄다.




시장에서 전망중인 카카오뱅크의 향후 주가흐름은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앞서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자산 성장성 둔화 우려와 주식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선호도 약화, 여기에 전통 은행주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장점인 높은 자본비율과 건정성 높은 대출자산, 견조한 수익성 및 지속적인 플랫폼 트래픽은 여전히 유효하나, 지금은 이러한 점이 부각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올해 대출 성장률 둔화는 플랫폼 경쟁력이나 대출금리 경쟁력 하락 등 자체적인 요인보다는 가계대출 성장률 관리 정책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플랫폼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대출비교서비스, 광고 등 플랫폼 수익 측면에서는 성장이 나타나고 있지만 성장률 회복이 다시 확인되기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주가가 현저하게 낮아졌고, 향후 이익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투자를 고려해볼 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홍재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상장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상당 수준 반영됐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타행 대비 차별적인 우위에 있는 수신 경쟁력이 지속중인 가운데 시중은행과는 다르게 1분기 순이자마진(NIM)을 저점으로 연내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에서는 자유로운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현재 주가는 충분히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카뱅KB

▲카카오뱅크·KB금융 주가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양성모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