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우수 모델 발굴 위해 시범 운영한 것…17개 시·도서 다양하게 운영”
환경단체 “중앙부처서 책임 있게 이끌어야…환경교육 뒷전으로 밀려”
탄소중립 중점학교 40개교, 오케스트라 운영교 1700개교보다 현저히 적어
교육부 조직개편서도 환경교육 밀려…담당과, 책임교육정책실서 국 소속과로
교육부가 환경교육 사업 중 하나인 '탄소중립 중점학교' 운영 중단을 선언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환경교육 후퇴가 빚은 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탄소중립 중점학교를 중앙부처에서 시범으로 운영해 본 것이고 이후 사업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했다는 입장이지만, 중앙부처에서 환경교육을 책임있게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탄소중립 중점학교와 탄소중립 시범학교 운영사업이 중단됐다.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교육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식품부, 산림청, 기상청 등 6개 부처가 협력해 2021년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학교에서의 친환경 교육 실현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학교 단위의 우수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관계 부처와 운영을 한 것"이라며 “우수한 모델이 지역 중심으로 확산될 수 있는 시·도 단위 사업으로 이양돼서 17개 시·도에서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시책 사업으로 선도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단계의 사업은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시·도에서는 시·도 재원을 통해 (이전의) 탄소중립 중점학교보다 훨씬 많은 수의 학교들을 시범학교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도에서 자발적으로 사업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탄소중립 중점학교 운영을 중단하고, 환경교육을 위한 또 다른 사업을 발굴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탄소중립 중점학교가 아직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중앙부처가 시·도 교육청으로 사업을 이전하고 방치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탄소중립 중점학교 수는 다른 교육부 사업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적다. 교육부 사업 중 예술분야인 학교오케스트라 운영교가 지난해 1530개교, 올해 1700개교가 선정된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선정된 탄소중립 중점학교(40개교)는 이에 비해 3%도 채 되지 않는다.
최근 교육부의 조직개편에도 환경교육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부 환경교육 관련 부서는 인성체육예술교육과로 지난해 3월 탄소중립 중점학교 발표 때만 해도 책임교육정책실 책임교육정책관 소속 과였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책임교육정책실 학생건강정책관으로 옮기더니 현재는 교육복지늘봄지원국에 배치됐다. 환경관련 교육을 담당하는 과가 교육부 핵심인 책임교육정책실에서 국 소속 과로 점점 밀려난 셈이다.
시·도 교육청이 17개나 되는 만큼 탄소중립 중점학교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탄소중립 중점학교에 선정된 학교가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제대로 된 감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평가다. 탄소중립 중점학교 예산은 지난 2022년 20억원에서 지난해 12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환경단체 에코나우의 하지원 대표는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 중앙부처에서 가뜩이나 부족한 환경교육을 축소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선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는 역할을 한다면 지난 사업을 통해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환경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균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대표도 “청소년들에게 환경교육은 지금 해도 늦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탄소중립 중점 학교에 대한) 교육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을 때 다른 차원의 교육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