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미분양 계속 늘어날 듯”…최악 상황 오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14 10:23

주택산업연구원, 7월 미분양 물량지수 '110.3'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꾸준한 증가세

지난달 기준 종합건설사 누적 폐업 신고, 전년 대비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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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이 심각한 지방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김다니엘 기자

주택 사업자들은 앞으로도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계속 늘어난다고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 여파 속에서 시장까지 계속 침체될 경우, 안 그래도 어려운 국내 건설업계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7월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110.3으로 나타났다. 전달과 동일한 수치로, 지난 5월(100)에 비해선 10.3이나 급상승했다. 이 지수는 회원사 담당자들을 상대로 향후 미분양 물량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산출한 것으로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증가한다는 전망이 그만큼 우세하다는 뜻이다.


주산연은 이에 대해 “지수 변동은 거의 없지만 지수가 100 이상을 유지해서 미분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주로 지방의 주택 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7만2129호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존 정부가 '위험치'라고 판단하고 있는 전국 6만2000가구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여기에 더해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또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수는 1만3230가구로 전월(1만2968가구) 대비 2.0%(262가구)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약 1년 반 전인 지난해 1월(7546가구)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70%를 넘어선다. 같은 기간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424가구로 전월 대비 1.9% 증가했으며, 지방은 1만806가구로 2.0% 늘었다.




주택사업자들은 또 앞으로 미분양의 주요 변수인 분양 가격·물량도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었다. 7월 분양 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8 상승한 113.2로 나타났고, 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전달과 같은 102.9로 조사됐다. 건자재 가격 등 공사비와 금융비용·인건비 등 분양가과 관련된 여러 비용들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건설업계들이 상반기 미뤘던 분양 물량을 하반기에 쏟아 내면서 7월에만 4만4355가구가 분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미분양 물량 증가 사태는 건설업계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부도난 건설업체는 20곳으로 지난해 연간 부도 업체 규모(21곳)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9곳)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폐업 건설업체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종합건설사 누적 폐업 신고는 240건으로 전년 동기(173건) 대비 38.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 또한 1021건에서 1088건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당분한 이같은 건설업계의 '보릿고개'가 계속될 것이며 부실 사업장 정리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등락이 있어 업황이 좋지 않을 때는 우량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는 시장이 좋지 않을 때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업체들이 정리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에도 부도 및 폐업을 신청하는 건설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지만,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산업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은 시장에 맡기는 것이 최선이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사업장 중에서도 서업성이 좋은 곳 중심으로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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