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에 동해안 상어 출몰…‘해양온난화’ 때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15 13:47

50여 년간 전세계 해수면 온도 0.9°C 상승…동해는 1.82°C

“해양온난화 현상 상어 분포 범위 북쪽으로 확대시키고 있어”

상어 출물로 오징어·명태 어획량 급감…“생태 연구 평소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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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상아리. 연골어강 악상어목 악상어과에 속하는 상어의 한 종류로 분포지가 매우 넓어 전 세계의 모든 열대와 온대의 바다에서 발견된다.

해수면 기온 상승으로 올 여름 휴가철을 맞은 동해안에 대형 상어류 출몰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상어가 동해안에 출몰하는 이유에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양온난화' 현상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여름도 동해안에 대형 상어류의 출현 빈도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강원지역 동해안에서 조업 중 혼획된 상어는 총 9마리다. 지역별로는 고성 4마리, 속초 2마리, 강릉·동해·삼척 각 1마리씩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상권 동해안에 출현한 상어의 수까지 더하면 총 15마리로 지난해 한해동안 집계된 상어 혼획건수 14건을 이미 넘긴 수치다.



이달 13일에도 고성 오호항 인근 해상에서 청상아리가 혼획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어들의 잦은 출몰은 해양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1973년 이후 지난 50여 년간 전세계 해수면 온도는 0.9도 상승한 데 비해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온은 약 1.35도 올랐다. 서해는 1.4도, 남해는 1.2도 상승했고 특히 동해는 1.82도 상승하면서 동해안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바다가 지구 전체의 열 균형과 기후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바다 수온이 2도 가까이 상승한 것은 육상으로 치면 기온이 20배 이상 높아진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난류성 어종인 방어, 전갱이, 삼치 등이 동해안에 증가하면서 상어가 먹이를 쫓아 연안으로 유입했다는 분석이다. 약상어에서 점차 백상어, 청상아리까지 출현하는 종 수도 많아지고 있다.


이충일 강릉원주대학교 해양생태환경학과 교수는 “해양온난화 현상이 상어의 분포 범위를 점차 북쪽으로 확대시키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해는 수심 30-50m 정도만 내려가도, 차가운 물이 있어서, 표층에서 수심 100m 사이에 다양한 수온대의 환경이 형성된다. 이러한 현상이 다양한 먹이생물의 분포 뿐만 아니라 포식작인 상어 분포에도 유리하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상어가 변온동물인 반면, 백상아리 청상아리는 상대적으로 넓은 온도 범위에 적응력을 지닌 온혈동물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먹이생물이 풍부한 동해 연안을 따라 분포하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상어 출몰로 인해 동해에서는 많이 잡히던 오징어와 명태류는 씨가 말랐다. 동해안 내에서 2013년에 15만4000톤(t)에 달하던 오징어 어획량은 지난해 7500t으로 급감했다. 명태는 2013년 기준 1000t 수준이었으나 명태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해 현재는 거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로 명태 2020년 대비 2023년에 한 마리당 1027원이 올랐고, 오징어는 같은 시기 대비 2023년에 kg당 4000원이 상승했다.


이 교수는 “해양온난화가 이어지면서 명태가 사라지고, 오징어도 잡히지 않는다"며 “우리 주변바다의 생태에 대한 기초 연구가 평소에 필요한 이유다. 대게의 경우 긴급히 원인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수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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