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 ‘쑥’…서울 집값 계속 오를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15 14:20

서울 아파트 거래량·거래금액·실거래가지수 모두 상승세

집값 바닥론 확산, 연내금리 인하 힘실려

전문가 “시장불안 해소 위한 정책 필요”

위축됐던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위축됐던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위축됐던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3년 만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각에선 향후 서울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안심리를 해소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거래량과 평균 거래금액이 모두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002건으로 202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00건을 넘겼다. 이어 지난달 거래량은 5957건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더 커졌다. 6월 거래량의 경우 계약 신고 기간이 보름 이상 남은 만큼 6000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평균 거래액 또한 5월 기준 11억9703만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평균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실거래가지수도 확연한 상승세를 탔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을 보면 7월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4% 오르면서 16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주 서울의 집값 상승폭은 전주(0.20%)보다 0.04%포인트(p) 늘었는데, 이는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5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서울 아파트 값이 상승 탄력을 받은 데는 집값 바닥론이 확산하면서 매수심리가 회복되고, 일명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 커지면서 서울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연내 금리인하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일각에선 향후 서울 아파트값이 문재인 정부시절처럼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하 검토를 공식화하면서 연내 기준금리인하설에 힘을 실었다. 금융·증권업계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는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5월에는 인하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인하 준비를 위해 차선을 바꿀지 고민하는 상태였지만,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을 전환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금리인하 전제로 '집값안정'을 내걸었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집값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란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우리나라 경제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인구 문제 등을 보면 (집값을) 끌고 몇십 프로(%)씩 상승시킬 힘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엽적이고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 등락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본적인 시각은 전 정부 때처럼 집값이 몇 년간 계속 오르는 상황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문제나 공사비 문제, 수요계층이 다양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지만) 상당한 공급이 예정돼 있고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 시그널을 시장에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허가 건수를 기준으로 한 주택공급 계획 대비 실적은 수도권이 78%, 서울은 48%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10년간(2013~2022년) 연평균 인허가 건수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다. 여기에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는 주택 신규 공급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19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30%나 올랐다.




서진형 광운대 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집값이 향후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급등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을 계획해 수요자들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는 내년부터 나온다는 3기 신도시의 상당한 물량이 언제 어디에 얼마나 나오는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알려주어야 한다"며 “9월 예정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는 차질없이 진행해 절대 집값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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