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섭, 기재부 차관 출신으로 환경 전문성·감수성 찾아보기 어려운 인사”
김 후보자, 기후위기 대응 사업 예산 삭감·케이블카 건설 추진 공약 발표하기도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환경계에서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김 후보자가 오랜 공직 생활을 대부분 예산 관련 분야에서 해온 만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그가 공직에 있을 때 기후위기 대응 사업 예산 삭감 등을 지휘했고, 지난 총선에서 케이블카 건설 추진을 공약하는 등 '환경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환경단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산업과 기술 만능주의를 지적하며 김 후보자가 환경부 장관이 될 자질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기후위기 시대에 윤 정부는 환경부를 '환경파괴부'로 전락시키며, 케이블카 난립, 신공항 졸속추진, MB식 사대강 사업복원 등 생태파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번에 지명된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또한 기재부 차관 출신 예산통, 경제통으로 환경에 대한 전문성도 감수성도 찾아보기 어려운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경석 한국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김 후보자는 환경규제를 개혁하고자 하는 윤 정부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환경 관련 경험이 전무한 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환경부 전문성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마저 부정하는 상황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기후위기 대응 사업 예산 삭감 등을 직접 담당하기도 했고 지난 총선에서 케이블카 건설 추진을 공약으로 발표하는 등 환경 관련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강원 원주을 선거구에 출마해 낙선했다. 총선 당시 그는 치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는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업으로 꼽힌다.
김종원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 팀장은 “김 후보자의 지명은 윤 정부 들어 퇴보만을 거듭하는 것을 넘어 환경부을 근간을 뒤흔드는 인사다"라며 “윤 정부가 환경 정책을 포기했음을 보여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부는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전 지구적인 환경 위기 속에서 책임이 막중한 환경부의 수장에 기재부 차관 출신이 적합한 인사인지, 우리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산업부 2중대라는 환경부 오명이 되풀이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홍지욱 기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윤 정권은 기후악당 정권임을 자임하고 나섰다"며 “기후위기를 가속화할 인물을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한 윤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김 후보자의 처가 운영 사업체가 환경부 산하기관에 장비를 납품한 사실이 확인돼 '이해충돌'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자의 처가가 운영하는 기업이 2014년부터 10년간 환경부 산하기관과 15건의 계약을 맺고 2000여만원대 실험기기 납품 사업을 벌였다. 거래 대상은 모두 환경부 산하기관인 수자원공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한국환경공단 등이다.
한편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22일 열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고 총 1264건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를 의결했다. 참고인으로는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가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