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밸류체인 난항 지속…하반기도 쉽지 않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18 14:36

선진국 지원사격 정책 완화…유럽·미국 전기차 시장 약세 지속

양극재 수요 회복 지지부진…메탈값 하락 따른 판가 인하 우려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삼성SDI 헝가리 법인, SK온 미국 조지아 1공장(위에서부터)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의 어려움이 장기화되고 있다. 그간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기여했던 주요 시장 내 정책적 지원사격도 약해지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양극재 수출액과 수출량은 각각 5억8000만달러·2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4.8%, 2.1% 증가한 수치다. 수출가격(㎏당 28.3달러)도 2개월 연속 반등했고, 7월에도 1~10일 기준 29.6달러로 높아졌다.


그러나 2분기 전체적으로 보면 양극재 가격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등 업황 개선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6조1619억원)과 영업이익(1953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57.6% 감소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뺀 영업이익은 -2525억원이다.


에코프로비엠도 매출 8470억원·영업손실 138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대폭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엘엔에프의 예상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6742억원·647억원이다. 3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매출(1조346억원)과 영업이익(190억원) 하락이 점쳐진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 양극재 수출량이 지난해 평균을 3000t 가량 하회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방 수요가 여전히 약하고 하반기에도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핵심광물 가격 하락도 향후 판가 하락으로 전이될 수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5월21일 t당 2만1275달러까지 반등했던 니켈값은 지난 17일 1만6370달러로 낮아졌다.


지난해 7월 중순 ㎏당 290위안에 달했던 탄산리튬도 83.5위안까지 하락했고, 수산화리튬·황산리튬·코발트 등의 광물도 비슷한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유럽·미국 전기차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점도 악재다. 올 초에는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서 판매량이 역성장했고, 메르세데스 벤츠가 배터리 셀 주문 계획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는 △미국 차량 연비 규제 완화 △유럽 배기가스 규제 완화 △고금리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폭스바겐(VW)이 벨기에 브뤼셀 공장 구조조정 및 폐쇄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아우디 Q8 e트론' 판매 부진의 영향이다. 'ID. 골프' 출시 예정일도 2029년으로 15개월 가량 연기했다.


6월 미국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5.7% 줄었다. 다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량은 각각 4.8%, 32.5% 늘어났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올해 판매량 가이던스(20~25만대)와 내년말 생산 케파 가이던스(연간 100만대)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SK온의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할 정도로 배터리 업계에 닥친 한파가 매서운 상황"이라며 “수요 저하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업황 반등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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