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만 짓는 건설사들,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2 14:31

[기획]위기의 건설업 바꿔야 산다 ③
건설사들 주택사업에 사업구조 편중
미분양, PF위기 등 직격탄 맞아
전문가 “건설산업 수익성 당분간 회복 어려워 포트폴리오 확장 방안 모색 필수”

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해선 주택사업에 편중되어 있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해선 주택사업에 편중되어 있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인구 감소·초고령화에 따른 지역 소멸 시대, 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해선 주택사업에 편중되어 있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확장하려는 사업의 성격과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해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확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위축이 주택사업에 편중되어 있는 사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 건설사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최근 발간한 '2023년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부실 현황 분석'을 보면 건설 외감기업 영업이익률은 2021년 6.0%에서 2023년 2.5%로 하락했고, 순이익률은 2021년 4.9%에서 2023년 1.1%로 추락했다. 특히 지난해 종합건설업체의 순이익률은 0.5%로 사실상 수익을 실현하지 못했다. 수익성 악화로 건설산업의 부실은 더욱 심화됐다. 전체 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84.6%로 전년(85.8%) 대비 개선됐지만 건설산업의 경우 5.7%포인트(p) 상승한 151.1%를 기록했다.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에 사업구조가 편중돼 있는 탓에 경기 변동의 파고에 쉽게 노출된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 국면에 들어가 미분양이 쌓이면 곧바로 위기로 내몰리는 업체들이 상당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7만가구를 넘어섰다. 미분양 주택은 올해 1월 6만3755가구를 시작으로 매달 늘어나는 추세다. 악성미분양으로 평가받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수도권이 2424가구, 지방이 1만806가구 수준이다.



게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는 더 큰 문제다. PF 위기로 자금 압박을 겪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고 주택사업장 경·공매 역시 증가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규모가 약 230조원임을 고려하면 최대 7조원 규모가 경·공매로 나오고, 재구조화까지 포함한 구조조정 물량 규모는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미분양 증가, PF의 부실화 등으로 인해 건설기업들이 부도에 처할 우려가 커져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건설기업들의 포트폴리오가 그동안 주택부문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편중된 포트폴리오가 기업에 큰 위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산업 수익성이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건설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하며 체질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태준 건정연 신성장전략연구실장은 “공사원가를 줄이기 위해선 물가 및 유가의 하락이 필요하며, 주택경기 회복과 이자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금리의 인하가 선제되어야 하지만, 올해 안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건설기업은 각자의 상황에서 필요한 핵심역량을 개발하고 사업 포지셔닝을 실현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미 대형 건설사를 위주로 밸류체인 확장뿐만 아니라 타(他)분야로의 진출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추진 중이기도 하다. 일례로 SK에코플랜트는 2021년(환경)과 2022년(에너지) 각각 사업목적을 추가해 환경·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려가고 있다. 국내외 관련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것이다. GS건설도 친환경 공법의 프리패브(Prefab) 주택인 모듈러 주택, 2차전지 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친환경 관련 신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의 시장성에도 일찍부터 관심을 집중해 투자, 임대, 운영에 이르는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소형모듈원전(SMR)·수소·풍력·태양광,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등 미래 에너지 관련 원천기술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형원전, 재생에너지, 전력중개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설계·조달·시공(EPC) 사업도 강화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확장하려는 사업의 성격과 해당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사업과의 연관성 등에 따라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확장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며 “포트폴리오 확장에는 사업 부서 신설이나 자회사설립, 지분투자나 M&A 등 다양한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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