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주름잡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한국서는 아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3 14:20

PHEV, 미국·유럽서 판매 증가…국내 시장에선 44% 감소

높은 가격과 충전에 대한 불편함이 원인…선택지도 한정적

볼보 XC60 PHEV. 사진=이찬우 기자

▲볼보 XC60 PHEV. 사진=이찬우 기자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중간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차'의 국내외 성적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시장에선 전기차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판매량이 급증한 반면 한국시장에선 수년째 힘을 못 쓰고 있다.




2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 판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시장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35.7%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풀하이브리드) 차량과 작동 방식이 동일하지만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에 전기모터만으로도 약 50㎞ 주행이 가능하지만 외부 충전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 시장은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순수전기차(BEV)의 수요 둔화로 인해 올해 상반기 6.4%라는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54.8%의 성장률 대비 큰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전기동력차 유형별로는 순수 전기차(BEV)는 전년 대비 0.2% 감소한 53.6만대가 판매됐다. 수소전기차(FCEV)는 전년대비 82.4% 감소한 322대 팔리며 더 큰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PHEV는 전년 대비 35.7%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전기동력차 판매 감소세를 완화하는데 큰 몫을 해냈다.


이러한 흐름은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자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18만41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PHEV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8만9500대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PHEV의 입지는 초라하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상반기 연료별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내 시장에 등록된 PHEV는 2842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5072대 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업계는 PHEV의 국내 시장 부진 원인에 대해 '충전에 대한 불편함'과 '비싼 가격'을 꼽았다.


PHEV는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탓에 차량 자체 충전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기차처럼 충전소에 방문해 직접 충전을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다.


또 고용량 배터리로 인해 차량 가격도 비교적 비싸다. 뿐만 아니라 보조금도 나오지 않아 전기차와 비교해도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다.


게다가 현대차, 기아 등 국산 브랜드가 PHEV 국내 출시를 중단하면서 수입 모델만 시장에 남아있어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은 애매한 PHEV가 아닌 풀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구매를 선호하고 있다.


이에 수입차 업계는 가격에 덜 영향을 받는 '프리미엄 PHEV' 출시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실제로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시장서 많이 팔린 PHEV 모델들은 BMW X5, 5시리즈, 볼보 XC90 등 브랜드에서 비싼 편에 속하는 차량들이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PHEV 자동차 국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높은 가격 대비 인센티브가 적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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