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α’ 거듭난 해리스, 어머니 호재까지...트럼프 일단 도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7 01:02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렬.AFP/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렬.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한 이후 그를 대신해 급히 뛰어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심상찮은 상승 기류를 탄 모습이다.




당내 주요 인사들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며 기존 지지층을 온전히 빨아들이는 데다, 젊고 선명한 메시지 전달 스타일로 외연 확장도 빠르게 이뤄지면서다.


이런 기류는 지지율이나 공화당 측 대응에서도 상당 부분 엿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26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AP, AF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당신을 지지하게 돼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도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지지에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까지 3개월 남은 기간 그들과 함께할 여정을 기대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해리스 부통령 지지에 합류하면서 사실상 민주당 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 전원이 '해리스 카드'를 밀게 됐다.


당초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다른 민주당 인사들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 사퇴 선언 이후 해리스 부통령 지지 표명을 미뤄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특히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민주당 '다크호스'로 거론돼온 미셸 오바마 여사도 함께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당내 지지층 교통정리도 끝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이미 민주당 후보나 다름없는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운동 초반부터 이슈 선정에서 소통 스타일까지 바이든 대통령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교원노조 미국교사연맹(AFT) 전국 회의 연설에서 총기 규제, 낙태권 보장, 노조 강화 등을 거론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세 때마다 강조해온 이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더해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좀처럼 거론하지 않았던 성소수자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했다.


그는 일부 주 공화당 의원들이 '동성애 언급 금지(Don't Say Gay)' 법(유치원에서 성 정체성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률)을 통과시킨 점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장으로 재임 중이던 2004년 동성 결혼식 주례를 했다고 비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을 향해 '브링잇온(bring it on, 덤벼·어디 해보자)'고 도발해 청중 환호를 끌어 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같은 날 오후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뒤 그 결과를 설명할 때도 차별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바이든 정부는 맹방 이스라엘과의 관계 문제로 팔레스타인 인권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아왔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분명하고 단호하게 문제의식을 피력했다.


기존 정치권에는 없던 그의 독특한 연설 스타일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민주당 내 해리스 부통령 인기가 높아지는 배경에는 비유와 젊은 층의 언어를 구사하는 그만의 독특한 연설 스타일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리스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짧은 콘텐츠)이 된 '코코넛 나무' 영상이 있다.


이 영상은 해리스 부통령이 한 연설에서 “모든 일에는 맥락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가 “너는 네가 코코넛 나무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줄 아니?"라고 말했던 모습을 담았다.


이는 당초 공화당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유하기 시작했지만, 해리스 부통령 본격 등판한 뒤에는 메시지와 호탕한 웃음이 어우러져 '밈 세대' 관심을 끌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전직 연설문 작성자인 게빈 레이놀즈는 가디언에 가장 인기 있는 해리스 부통령 발언 중 일부는 부통령의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부통령 등판 이후 틱톡(TikTok) 등 SNS에 그를 다룬 각종 밈이 쏟아지며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아직 해리스 부통령 상승 기류를 꺾을 만한 구도를 아직 꺼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과거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자식 없는 여성"이라는 모욕적 공격했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회자됐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 남편의 전처까지 나서 자신의 아이를 함께 키워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10년 넘게 더그(더글러스), 저와 함께 공동부모였다"고 응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당초 모습과 달리 해리스 대통령과의 토론에 소극적인 이유도 마땅한 의도와 전략을 아직 구상치 못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리스 부통령 공식 후보 지명이 이뤄져야 TV토론을 하겠다며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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