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리인상’ 역부족...이달 들어 주담대 5조원 증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8 11:07
은행 영업점.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25일 기준 713조307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은행 영업점.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를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맞춰 대출금리를 상향했음에도 이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부동산 경기 회복 등으로 대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25일 기준 713조3072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4조7000억원 불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6월 말 552조1526억원에서 이달 25일 현재 557조4116억원으로 5조2000억원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부동산 경기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은행권은 폭증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전세 사기로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내 집 마련의 열기가 더욱 거세진 분위기다.




특히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대출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실수요자들의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은행들은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가산금리를 조정해 시장금리 하락 폭을 방어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5일과 22일 은행채 3년물, 5년물 기준 금리를 각각 0.05%포인트(p)씩 올린 데 이어 이달 29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시장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고,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혼합, 변동)를 0.1%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은 이달 3일과 18일 주담대 금리를 각각 0.13%포인트, 0.2%포인트씩 각각 상향했다. 이어 29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추가적으로 가계대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나아가 국민은행은 이달 29일부터 다른 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가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대해 당분간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권에서는 주담대 금리 인상에도 당분간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서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올려도 대출 수요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최소 오는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기 전까지 대출 막차를 타려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추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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