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상반기 순익 1.9% 상승
1Q 홍콩ELS 충격 2Q에 만회
우리·신한금융은 밸류업 계획 공개
26일 은행주 일제히 상승
5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순이익이 11조원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보다 또다시 실적이 개선되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1분기에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여파에 순이익이 하락했지만, 2분기에는 이를 만회하며 더 개선된 실적을 냈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계획도 발표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이상 유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도 하반기에 밸류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1조1064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약 2% 상승했다. 1분기에 홍콩 ELS 관련 충격을 받으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7% 하락했지만, 이자이익·비이자이익 확대 등에 2분기에 약 24% 상승하며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상반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곳은 KB금융으로 2조781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7.5% 순이익이 하락했지만, 1분기에 홍콩 ELS 여파로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았다.
신한금융은 2조747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4.6% 순이익이 올랐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2조687억원, 1조7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14.1% 개선돼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농협금융도 상반기에 1조753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우리금융 뒤를 바짝 쫓아갔다. 전년 동기 대비 2.8% 개선된 규모다.
역대급 실적을 거둔 금융지주사들은 분기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등도 발표했다. KB금융은 2분기 1주당 791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지난 2월 3200억원에 이어 올해 총 7200억원 규모로 단행한다. 신한금융은 주당 540원, 하나금융은 주당 600억원, 우리금융은 주당 180원의 분기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이 지난 25일 금융지주사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공개했고, 다음날 신한금융도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도 높였다. 우리금융은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CET1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총주주환원율은 CET1비율 12.5~13% 구간에서는 40%까지, 13%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CET1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신한금융은 '10·50·50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라 이름 붙이고 2027년까지 ROE 10%, 주주환원율 50%, 주식수 5000만주 감축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CET1비율 관리 목표는 기존 12%에서 13% 수준으로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ROE 10%,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를 달성할 계획이다. ROTCE는 그룹 자본에서 영업권 등 무형자산을 차감해 산출하는 개념으로, 국내 금융사 중 신한이 처음 도입한다. 신한금융은 ROTCE를 통해 실직적인 자본 수익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또한 하반기에 기업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다고 밝혔으며, 앞서 KB금융도 4분기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지난 5월 공시했다.
한편 주요 금융그룹 실적이 모두 발표된 지난 26일 은행주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KB금융 주가는 8만7900원으로 전일 대비 4.6%, 신한금융은 5만8000원으로 6.4% 올랐다. 하나금융은 6만3500원으로 4.3%, 우리금융은 1만6180원으로 11.4%나 껑충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