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주 카드사 순익 전년대비 26% 뛰어
무수익 상품 덜 팔고 수수료이익서 큰 효과
우리카드만 유일하게 한 자릿수 성장
홀로 연체율 증가해...하반기 건전성 관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실적이 상반기 내실경영의 효과로 일제히 뛰어오른 가운데 우리카드만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카드는 4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건전성 지표에서 뒷걸음질치면서 하반기 연체율 방어가 과제로 떠올랐다.
카드사들 상반기 일 잘했다…수수료↑·판관비↓ 효과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356억원으로 전년동기(6644억원)와 대비 25.8% 증가했다.
회사별로는 하나카드의 실적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하나카드는 상반기 1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726억원) 대비 60.6% 성장했다. 이어 KB국민카드는 순이익이 1929억원에서 2557억원으로 32.6% 늘렸다. 삼성카드는 3628억원, 신한카드는 3793억원을 기록해 각각 24.8%, 19.7% 증가했다.
특히 1위 카드사를 놓고 치열한 경쟁 구도가 나타나기도 했다. 2020년 현재까지 1등인 신한카드와 2등인 삼성카드의 격차는 2000억원 정도였지만 지난해 200억원 내외로 줄어들었고 현재 130억원대까지 좁혀졌다. 뒤를 따르는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의 성장폭은 1, 2위를 웃도는 30%대, 60%대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사 전반 호실적은 상반기 수수료이익에서 크게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카드사의 수수료익은 1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6%가량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다른 금융지주 카드사와 달리 올 상반기 기준 지난해보다 160억원 적은 177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데서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카드론(장기카드대출)영업에 적극 나서면서 카드 수익성을 늘린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 수익은 신용판매와 카드대출로 구성된다. 올해 상반기 신용판매부문 결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96조8913억원을 기록했다. 그 외 금융 사업부문 및 할부금융·리스 사업부문 포함 총 이용금액은 110조7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관련 내용을 공개한 삼성카드의 경우 신용판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카드론 수익은 9.4% 증가했다.
아울러 무수익 상품 보수적 판매와 판매관리비 감축으로 비용 효율화에 나선 점도 이익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하나카드의 경우 무수익 사업인 국세·지방세 취급액을 줄였다. 두 회사의 국세·지방세 취급액은 6월 말 기준을 볼 때 1년 전 대비 11.2%·2.5% 줄었다. KB국민카드는 상반기 판관비로 28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3% 줄였다.
우리카드 실적만 '방어' 수준…연체율 관리도 홀로 울상
한편 타 카드사들의 가파른 성장세 레이스에서 우리카드만 소외된 모습이다. 우리카드는 상반기 순익으로 840억원을 기록해 2.4% 상승에 그쳤다.
우리카드의 경우 카드론 증감률도 가장 높았지만 수익성을 크게 시현하지 못했다. 카드론은 최대 18% 가량의 고금리 대출 상품으로 수익성이 높은 항목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수익 제고 수단으로 카드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별 카드론 증감률은 우리카드가 2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카드 4.8%, 신한카드 0.6%, 하나카드 –10.3% 순이었다.
우리카드의 경우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들어왔기에 하반기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의 2분기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은 KB국민카드(직전분기 1.31%→1.29%), 신한카드(1.56%→1.44%로) 하나카드(1.94%→1.83%)로 낮춰 연체율 관리에 성과를 나타냈다. 우리카드의 경우 3월 말 1.46%에서 6월 말 1.73%로 올라 유일하게 증가했다.
카드론 연체율은 하반기 실적 성패를 가르는 주요한 변수 중 하나로 꼽힐 전망이다. 특히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 물량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하반기 회사별 건전성 관리가 관건이다. 차환 발행 시 영업비용 증가와 금리 부담 증가가 예상돼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연내 만기 도래 예정인 여전채 규모는 13조8000억원 가량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1%~2%대 초반에 발행됐던 2022년 이전 발행 물량이다. 지난 26일 기준 여전채 금리는 AA+급 3.368% 수준이다.
현재 자금 조달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는데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본업수익성 저하, 신용판매 악화 우려도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시기가 도래해 가맹점 수수료율의 인하와 카드사 신용판매 수익 감소가 관측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조달비용의 지속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중심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및 금융상품 수익성 제고를 통한 영업수익 증가를 기반으로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해 당기순이익 성장세로 돌아섰다"며 “지속적인 독자카드 기반 고객 활성화를 통한 본업경쟁력 강화 및 내실경영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