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현장 찾아 응원···단체전 ‘금빛 질주’
현대차그룹 ‘통큰 지원’ 새삼 주목···선수단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파리올림픽 기간 '양궁 사랑'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현장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시상에도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남·여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휩쓸면서 현대차그룹의 '통큰 지원'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8~29일(이하 현지시각) 파리올림픽 양궁 경기장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했다. 그는 현장에서 한 기자가 “회장님이 올 때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다"고 언급하자 “제가 운이 좋은 것 같다"며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제가 거기에 묻어서 가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궁이 보신 것처럼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리는 시합이고 경쟁 상대들 실력도 올라왔기 때문에 앞으로 또 도전이 생길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앞으로도 본인들의 기량을 살려서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의 후원이기도 하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도 특별하다고 알려졌다.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으며,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협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특히 지원은 확실하게 하면서도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운영에는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정 회장이 강조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덕분에 대표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팬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는 축구협회 등 다른 단체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된다.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성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고,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뽑힌다.
지난 도쿄대회와 항저우 대회의 경우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가 1년 연기되자 국가대표 선발전을 다시 열었다. 이미 전년도에 선발된 선수들이 있었지만, 확고한 원칙에 따라 경쟁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해에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훈련 장비 기술지원부터 특별 훈련들, 파리 현지에서의 식사, 휴게공간, 전용 훈련장까지 망라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건설했다. 이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치렀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해 제공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한계에 도전하는 연습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