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재명 전 대표 총선 공약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이 다음 달 1일 본회의장에 오른다.
해당 법안을 비난해왔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에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핵심 반대 논거였던 재정 건정성과 관련해 정부가 최근 상속세 인하 방안을 발표하며 낙관적 시각을 노출했던 만큼, 반발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7월 마지막 날인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에 해당 법안을 22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내세웠던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우선 통과시킬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되지 않은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야당이 단독 의결하면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해 둔 상태다.
필리버스터가 강제 종결되고 법안이 가결된 뒤에는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다시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을 거쳐 최종 폐기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에서도 감정적으로 격앙된 모습까지 노출하며 민주당 강행 법안들에 거세게 저항했다.
법안 통과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은 정청래 위원장 자리로 몰려가 “거부권 유도", “입법 독재"라며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정 위원장은 세 차례에 걸쳐 “퇴거 명령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자당 의원들에 “앉아있어"라고 말한 뒤 “무슨 퇴거명령이냐. 지가 뭔데"라고 반발했다.
정 위원장은 “'지가 뭔데'라는 반말, 막말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법사위원장에 대한 도전"이라며 곽 의원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곽 의원은 “'네가 뭔데'라면 반말이지만 '지가 뭔데'의 지는 제삼자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반말이 아니다. 사전을 찾아보라"며 굽히지 않았다.
여야는 이후에도 극한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재정 건정성과 관련해 '서민에 대한 지원'과 '부자들에 대한 투자'는 다르다는 프레임을 띄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전국민 25만원 법에 “왜 25만원을 주느냐. 국민 1인당 10억씩, 100억씩 줘도 되는 거 아니냐"고 비꼬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전국민 25만원 지원으로) 일단 물가가 상상을 초월하게 오를 뿐 아니라 대외 신인도가 완전히 추락해 정부나 기업들이 밖에서 활동할 수도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민간에서 거둔 자금이 다시 민간에 풀리면 이어지면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어려워지고, 물가는 오를 것이라는 논리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지하지원이나 부존자원을 가지고 자급자족하는 나라가 아니지 않나"라며 정부 곳간이 위급한 상황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불과 3주 뒤인 지난 25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상속세 인하를 중심으로 한 세재개편 방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정반대 시각을 드러냈다.
최 장관은 당시 “올해 국세수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년 이후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실적 호조, 투자촉진 등 정책효과가 나타나면 전반적 세수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날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CBS 라디오 방송에서 상속세 최고세액 감세에 “(대상이) 초부자, 초자산가들이 대부분이라는 전제에서 (상속세가) 높을수록 좋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에 더 중점을 뒀던 것은 결국은 기업 승계 부분"이라며 “결국 기업이 원활하게 유지가 돼야 고용이 되고 투자가 되고 또 다시 복지로 선순환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는 기업 오너 등에 대한 세금 감면을 통해 서민 복지 재원을 마련한다는 논리로, 이른바 낙수 효과 일환 차원에서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