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주, 실적 둔화에 투심 악화
아티스트 부재에 비용은 증가
증권사, 목표가도 일제히 하향
“4분기 이후에나 점직적 회복 ”
올해 하반기들어 국내 연예기획사 종목(이하 엔터주)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7월과 8월 파리올림픽과 미국 대통령 선거 등으로 주목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엔터사들의 실적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는 만큼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달 들어 12.22%% 하락했다. 이달 초 20만원대에 머물던 하이브 주가는 현재 17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같은 기간 에스엠도 12.67% 하락했다.
다른 엔터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시장에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이달 들어 4.8% 떨어졌다. 이달 부진하던 JYP엔터테인먼트(JYP Ent.)도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신곡이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 49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0.3%대로 상승 전환에 그쳤다.
이에 엔터주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은 울상이다. 개인은 이달 들어 하이브와 에스엠, JYP Ent.,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각각 1152억원, 198억원, 47억원, 31억원씩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하이브와 에스엠,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각각 458억원, 20억원, 123억원, 26억원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엔터주가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아티스트의 부재와 중국 내수 경기 부진 등으로 엔터주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완전체 활동을 멈춘 상태인데, 현재 이들의 부재를 상쇄할 만한 아티스트가 부재한 상태인 점도 투심을 악화시키는 요소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4곳의 주요 엔터사(하이브, 에스엠, JYP엔터, 와이지엔터)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 총액은 1410억원이었다. 이는 한 달 전 총액 컨센선스(1747억원) 대비 19% 감소한 수치다.
엔터주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NH투자증권과 LS증권은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각각 기존 31만원에서 28만원, 27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달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는 8곳이었다.
JYP엔터에 대해서는 이달에만 하나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5곳이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와이지엔터는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황이 어두운 이유는 실적에 있는데, 에스엠을 제외한 주요 3사의 연간 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면서 “게임 퍼블리싱 비용과 컴백 프로모션 및 제작 비용 충격이 상당한데다, 주요 아티스트의 컴백 지연과 완전체 활동 중단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고 판단했다.
파리올림픽과 미국 대선도 엔터주의 반등 모멘텀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미 올림픽으로 인해 주요 아티스트들의 컴백이 대부분 4분기로 미뤄진 상태인 만큼 확실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대선도 앞두고 있어 엔터주 반등 기대 시점도 늦춰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엔터주의 반등은 올해 4분기 이후에나 기대해볼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주의 상승 모멘텀은 당분간 없으며,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 이후에 점진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이 돼야 투심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