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주 급락에 국내 업체 주가도 ‘추풍낙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02 15:38

美 반도체 지수 꺾이자 삼전·하이닉스 등 약세
인텔 어닝쇼크·비용축소에 경기 둔화 우려도
증권가 “AI 투자는 유지…분할 매수 기회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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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증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검은 금요일'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포함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간밤 미국 반도체 지수가 급락하고, 인텔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보인 영향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거시경제 지표가 둔화세를 나타내며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각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가 지속된다는 점을 들어 주가 하락을 분할 매수 기회로 접근하라고 권고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4.21% 하락한 7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약 10% 하락해 17만3200원까지 내려왔다. 이외 DB하이텍,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업종 관련주들도 대부분 큰 폭의 하락세를 겪었다. 국내 증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이 부진하자 코스피 지수도 지난 6월 이후 약 2개월 만에 2700선을 밑돌았다.


이날 반도체 업종의 부진은 미국에서 발생한 악재 영향으로 보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전일 대비 7.14% 하락했다.



특히 한때 '글로벌 반도체 리딩주'로 꼽혔던 인텔은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해 장중에서만 5.5% 하락했고, 장외에서는 20% 폭락했다. 인텔의 2분기 매출은 12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으며, AI 담당 사업 부문은 3% 감소했다. 게다가 장 마감 후 직원 15% 감원, 배당금 중단 계획 등을 밝혀 인텔의 재무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전날 13% 폭등했던 엔비디아는 간밤 6.67% 하락했으며, AMD(-8.26%), TSMC(-4.60%), 브로드컴(-8.50%), 마이크론(-7.57%) 등도 맥을 못 췄다. 반도체 기대 수요 상승을 이끌었던 AI 분야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며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 둔화 우려 등 거시경제 악재도 국내·미국 반도체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간밤 미 증시 개장 무렵 발표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46.8을 나타냈다. PMI가 50 이하면 경기 위축 시그널로 읽힌다. 거기에 미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도 최근 11개월간 최대치인 25만건에 달했다. 이에 대다수 반도체주가 포함된 나스닥 지수가 2.30%나 밀리는 등 뉴욕 3대 지수가 지난 7월 24일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AI 이슈로 반도체 업황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발표될 때까지는 당분간 반도체주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대거 공급하며 주가에 큰 호재로 작용했고,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와의 공급계약 체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두배가량 증가한 290억달러로 전망했다.




또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각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규모를 축소하지 않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 하락을 분할 매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며 “AI 수익화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신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시장 적합성을 충족하기 걸리는 기간이 2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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