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R’의 공포…외인 이탈 강도 잡혀야 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05 15:41

코로나 이후 대폭락…유사 반응 과도

외인 투심 위축에 변동성 장세 불가피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미국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로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로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 지수가 8% 이상 급락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강하게 나타난 만큼 수급 상황에 예의주시할 때라는 분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 폭락에도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악재를 반영한 수준인 만큼 추가 급락 보단 단기 조정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 중동 정세 리스크,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악재를 고려해도 국내 증시 낙폭 상황은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포 심리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언제 꺾일지, 어디까지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 와중에 현재 지수대는 극도로 저평가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고 그만큼 심리 변화에 반작용 국면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되는지 여부가 관건인데, 제조업 지수 고용 악화가 이번 경기침체 공포심리 증폭의 시발점이었다는 점에서 확인 필요하다"며 “이번주와 다음주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지수와 실업수당 청구건수, PMI(구매자관리자지수) 등에서 트리거를 찾아볼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급현황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한다.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역대급 매수 흐름을 이어갔던 외국인들이 경기 침체 우려가 강해지면서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조5245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2021년 8월(2조5900억원 순매도)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꺾였다는 판단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이탈 현상이 장기화되진 않겠지만, 단기적으론 매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도세는 단기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시장이 대혼란을 겪은 상황에서 당분간 여진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외국인 자금의 복귀를 위해선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 발표되는 미 ISM서비스업 지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해야 하는데,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예고한 보복 공격으로 중동 사태가 급격히 악화할 경우 투자 심리 회복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이탈과 함께 지수 하락 속도가 빠른 점은 여전히 시장에 우려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당분간 지수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소란 것이다.인텔은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돈 가운데,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직원의 15% 감원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2분기 매출이 기대치를 밑돌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레벨이 연저점에 닿은 건 아니지만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른 게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하락세가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 부진에 기인했다는 점도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수 변동성이 축소되기 위해선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 강도가 약해져야하는데, 현물에선 외국인이 3주 연속 강하게 이탈하는 모습인 만큼 자금 흐름의 변화가 포착돼야 지수 하락의 진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