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걱정이 대선판에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고 관측됐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폭락 사태의 원인을 두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화살을 돌려 총공세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폭락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유권자들은 선택할 수 있다. 트럼프의 번영이냐, 카멀라의 붕괴(crash)와 2024년 대공황이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있고, 고용 숫자는 끔찍하며, 우리는 3차 세계대전을 향해 가고 있는데 역사상 가장 무능한 지도자 두 명을 갖고 있다. 좋지 않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슨 부통령을 겨냥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침체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관련 글을 최소 10차례 SNS에 게시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경제의 어려움을 다룬 최근 TV 뉴스 보도를 강조하는 영상을 재빨리 만들어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드노믹스'의 경제 성과를 선전하는 영상과 나란히 배치, 선거 운동에 활용하고 있다.
미카 로버츠 공화당 여론조사원은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는 해리스의 선거 운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그녀의 허니문 기간이 급작스럽게 끝나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놓고 해리스 부통령과 초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지만 경제 문제는 우위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WSJ의 여론조사에서 경제를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후보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40%에 머물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경기 비관론을 경계하며 유권자들에게 낙관론을 심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은 “지금부터 대선까지 3개월간 데이터(각종 경제지표)가 나온다"며 “경제가 한 방향으로 틀어지는 것은 드문데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폭탄' 구상을 정조준했다.
그는 최근 애틀랜타 유세에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고, 집을 소유하며, 세대 간 부를 쌓을 기회를 가지는 미래를 믿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계획은 비용을 낮추고 많은 중산층 가정이 연간 수천달러를 절약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는 중산층 가정의 물가를 인상하는 다른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은 수입 비용을 크게 늘려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증시의 장기 침체나 고무적인 경제 지표 발표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선거를 앞두고 일부 유권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