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컨콜 통해 게임 등 테크 기반업 확장 선포
내년 자체 개발 IP 포함 게임 서비스 출시 계획
게임 사업 자회사 ‘하이브IM’에도 174억원 투입
투자자들 “본업 연관성 낮아…수익성 악화 우려”
하이브가 신성장 전략인 '하이브 2.0'을 발표하고 게임업으로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선포했다. 다만 본업인 음악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은 데다 게임 사업 진출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주주들 역시 “본업에 충실하라"며 반발하는 양상이다.
게임 흥행 부진에 2분기 영업익 37% 감소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하이브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405억원, 영업이익 5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37.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85.9% 감소한 16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는 게임 사업 부문에서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2022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지난 4월 정식 오픈한 '별이 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이 흥행 부진을 겪으면서 영업이익 하락에 타격을 준 것이다.
2분기 실적 하락에도 하이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는 지난 1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주주서한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하이브는 주주서한에서 “지난 몇 년간 가파른 고속 성장을 하는 동안 미래의 성장 방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며 “시장 내 주도적 사업자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는 선제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하이브 2.0'에 대해 공유드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2.0'은 하이브의 새로운 사업 전략이다. 기존에 레이블·솔루션·플랫폼으로 구성됐던 하이브의 3대 사업영역을 음악·플랫폼·테크기반 미래성장 사업으로 재편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여기서 언급한 테크기반 미래성장 사업의 주축이 바로 게임 사업이다. 현재 인큐베이팅 중인 게임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미래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경쟁 포화' 게임업 진출에 실적 악화 우려도
주주서한의 연장선으로 하이브는 이날 개최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이브 2.0'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재상 하이브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엔터 콘텐츠 소비 패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테크 기반 엔터 신사업 기회를 탐색하고 넥스트 엔터테인먼트로의 확장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하이브의 게임 사업 진출을 반기지 않고 있다. 게임 사업 자체가 이미 경쟁이 포화 상태인데 굳이 무리하게 투자하면서 뛰어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도 게임 사업이 하이브의 기존 사업과의 연결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게임 사업 때문에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브 종목토론방에는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고도화해서 위버스 플랫폼 확장에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데 이 시점에 게임과 엔터사업을 둘 다 잡으려고 한다", “다른 메이저 게임사도 죽 쑤고 있는데 게임 사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자회사인 하이브IM이 출시한 '별이 되어라2'가 기대 이하의 매출을 기록했고 출시를 앞둔 던전스토커스도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게임 산업은 엔터 사업과 같은 지식재산권(IP) 산업이지만 성장이 정체되고 경쟁 수준이 높은 분야"라고 지적했다.
자회사 통한 게임업 투자 활발…하이브 “게임 사업은 미래 지향 사업"
주주들의 의견과는 반대로 하이브는 내년부터 자체 개발 IP를 포함한 다양한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는 이미 게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를 통해 게임 사업 진출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자회사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단행해온 점이 그 근거다.
하이브는 게임 사업 자회사인 하이브IM이 추진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에 174억5800만원을 출자한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출자 목적은 게임사업 역량 강화다.
지난해에도 하이브와 하이브IM은 게임 개발사에 총 32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한 바 있다. 이후 하이브IM은 게임 퍼블리싱을 통해 게임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축해왔다.
하이브 측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언급된 우려들에 대해 “게임 사업을 하는 이유는 현재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것으로 미래 사업 모델을 빠르게 추진하고 미래와 연결하려는 목적"이라며 “향후 하이브 아티스트를 게임에 연계시키는 등의 콜라보를 추진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