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최근 세계 자산시장 폭락 요인 중 하나인 미 경기침체 우려를 거듭 강조했다.
다이먼 회장은 주가 급등장 직전이었던 지난 4월부터 이를 예견했던 만큼, 그의 전망이 더욱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이 침체 확률을 너무 낙관적으로 본다는 기존 입장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이전에 말했을 때와 확률이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 4월 인터뷰에서 시장이 미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70% 수준으로 봐 너무 낙관적이라며, 자신은 그 절반 정도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발언은 결국 미 경제가 연착륙보다 나쁜 시나리오로 흐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경제에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지정학적 긴장, 주택, 재정적자, 가계지출, 양적 긴축, 대선 등 모든 것들이 시장을 당혹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다이먼 회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되돌릴 수 있을지에도 “조금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다이먼 회장은 앞서 미국 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래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으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표한 바 있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골루 시장 전략가 역시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증시가 과매도에 진입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주식 배분 비중이 2015년 이후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가려면 주가가 현재보다 8%는 더 하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는 일본은행(BOJ) 부총재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발언에 힘입어 강세로 출발했지만, 결국 3대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앞서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금융 자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펼쳐진 하락장은 엔화 리스크만이 글로벌 증시 불안 요인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삭소캐피털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전략가도 “(일본은행 측 발언이) 당분간 일본 증시에 어느 정도 안정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미 침체 우려에 대한 관심을 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새롭게 캐리 트레이드를 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알리안츠 투자운용의 찰리 리플리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난 며칠간 상황이 다소 진정됐다는 안심이 있었다"면서도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추가 완화와 지정학적 역풍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재료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시장 공포 심리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역시 이날 증시 마감 무렵 전장보다 0.14p 오른 27.85를 기록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미 경기침체 우려는 고용시장 둔화로 부각된 만큼, 8일 발표되는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결과에 따라 시장이 추가로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효과 의문 및 주가지수 고평가 우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