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일상이 된 기록적 폭염…“기후약자 대책 강화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11 06:25

아시아 지역 7월 내내 기록적인 더위…미국·캐나다 대규모 산불도

프랑스, 폭염 시 노인시설 모니터링·이동식 에어컨 제공 등 조치 취해

미국·호주, 작업 시간 단축하고 휴식 시간 늘리는 규정 적용하기도

폭염의 한가운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이어진 9일 대구 수성구 상동 무학로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를 쌓은 리어카를 끌고 열기로 가득한 도로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점점 더 빈번해지면서, 기후 약자에 대한 보호 대책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1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과 23일이 기록상 가장 더운 날로 확인됐으며, 이 폭염은 전 세계 곳곳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일본,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7월 내내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졌다. 일본은 7월 월평균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중국과 인도 역시 섭씨 40도(℃) 이상의 기온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됐다.



아프리카 모로코에서는 7월 동안 두 차례의 폭염이 발생했다. 특히 마라케시에서는 최고 기온이 47.6도에 달하며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겼다.


유럽 지중해와 발칸 지역에서는 연장된 폭염이 발생해 인명 피해와 공공 보건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스와 스페인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면서 자연 환경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이례적인 더위와 함께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라스베이거스는 43일 연속으로 40도 이상의 기온을 기록하며 폭염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는 80만 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불에 탔다.


전세계에 걸쳐 폭염이 일상화됨에 따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노인, 야외 노동자, 비냉방 거주자 등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에 유럽, 미국 등 각 나라들은 폭염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2003년 폭염 사태 이후, 폭염에 취약한 노인 보호를 위해 '연대계획'을 도입했다. 이 계획은 폭염 발생 시 노인 시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냉방이 부족한 경우 이동식 에어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포함한다. 또 사회복지사들이 정기적으로 노인들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위급 상황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지역 사회와 협력해 공공 냉방 시설을 무료로 운영하고 여름철 폭염 기간 동안 전기 요금 보조금을 지원해 가정의 냉방 부담을 줄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야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고온 작업 규정'을 시행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물과 휴식 시간을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호주 역시 폭염 시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휴식 시간을 늘리는 규정을 적용하며, 건설 현장에서는 냉각복을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본은 전국적으로 공공 냉방 센터를 운영해 에어컨이 없는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냉방기기 구입에 대한 보조금을 제공해 더 많은 가정이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영국은 주택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낮은 주택에 냉방 시설을 제공하거나 단열 성능을 개선하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폭염 시에는 지역 당국이 비냉방 거주자들에게 냉방 시설이 있는 공공장소로의 이동을 권장하고 필요한 경우 이동을 지원하고 있다.



윤수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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