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복권을 추진하는 가운데 여당 내 친한계 비판 수위가 고조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여러 경로와 내용으로 비판을 조금씩 노출하면서 양측 권력의 '현 체급'을 가늠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1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전 지사 복권 문제와 관련해 “왜 이런 판단이 내려졌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 무슨 깊은 뜻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든지 합리적인 판단을 하시는 분이라면 우리 당에서 이것을 지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분열하기는커녕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발과 분열이 일어나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4선 중진들께서 한 대표를 만나 '김 전 지사 복권은 옳지 않다, 그러니 이런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해 달라' 이렇게 얘기하셨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에 여당 의사를 먼저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주문했다.
그는 “의사결정 과정이 상호협의를 통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의 사면권은 고유의 권한인 건 맞지만 그것도 정치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상수 대변인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우리 당의 4선 의원들이 거의 한목소리로 복권에 반대 목소리"라며 한 대표 복권 반대에도 “당대표로서 너무나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라고 지지했다.
그는 “정치인에 대한 사면은 일반 국민에 대한 사면보다 약간은 특혜성"이라며 “국민들도 이제는 '왜 정치인들은 이런 특혜를 누려야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도 했다.
이렇게 여당 내 불거지는 이견에 평론가들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체급을 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SBS 라디오에서 복권 문제가 여당에 “절대 못 받아들일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서로 간에 '우리가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 운신의 폭을 맞춰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윤계를 꺾은 만큼, “앞으로 이런 이슈가 있다면 사전에 설득 작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맞춰볼 수 있는 기회"라는 설명이다.
친 여권 인사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대표 복권 반대가 “(한 대표가) 홀로서기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공식 입장을 회피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조금은 톤 조절하고 조심해야 되겠네' 그런 생각과 판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도 같은 방송에서 “차별화 맞다"며 시각을 같이 했다.
그는 “평화는 힘으로 지키는 것"이라며 “중진들도 한 대표의 뜻에 따랐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내 세력권이 어디까지인가, 내 힘이 미치는 곳이 어디까지인가' 본인의 세력을 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야권 일각에서는 이런 여권 내부 알력이 김 전 지사 등 야당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신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한 대표가) 김 전 지사에 아주 혁혁한 도움을 주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엄청난 힘을 주는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