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이크론 ‘670억’ 회사채 발행에 주주 불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13 15:44

만기연장 위한 500억원 외 170억원 용도 안 밝혀

사측 “또다른 고금리 채권 변제용…공시의무 아냐”

부채비율 변화無, 실적·재무 불안에 주가 연일↓

하나마이크론 CI

▲하나마이크론 CI

하나마이크론의 67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소식에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연중 진행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의 일부 개선을 기대했지만,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더욱 빚을 떠안은 것처럼 보여서다. 회사 측에서는 기존에 있던 고금리 채권을 해당 회사채로 전환하는 채무 변제 목적이어서 사실상 신규 대출을 추가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9일 670억원 규모의 BBB 등급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일은 오는 2026년 8월 9일이며, 표면금리는 5.90%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금액 중 500억원은 또 다른 채무에 대한 '만기 연장' 성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마이크론은 500억원 규모의 제11회차 무보증 사모사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사채의 만기일 역시 지난 9일이었다. 이 500억원 회사채 만기일에 맞춰 670억원 규모 회사채가 또다시 발행된 것이다.



문제는 추가로 확보한 170억원에 대해 하나마이크론 측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아,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 측이 추가로 빚을 떠안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824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이중 250억원을 올 11월 만기 예정이었던 제10회 사모사채의 조기 상환에 사용했다. 당시 개인 주주 중 일부는 반발했으나 결국 구주주 청약률이 90%를 넘어서고, 일반 공모 청약자 청약률은 512%에 달하는 등 흥행에 성공해 목표자금을 전부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채무 변제용의 250억원이 확보됐으나, 이번에 170억원의 채무가 새로 발생해 주주들 사이에서는 갖가지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나마이크론 개인 주주들이 모인 종목토론방에는 “빚 갚을 생각 안 하고 뭐하나", “회사가 주주들 돈 털어내고 부채로 연명하려고 한다" 등 게시글이 게재됐다. 유상증자 당시에도 최창호 하나마이크론 회장 및 특수관계인(지분 27.29%)의 참여율은 40% 수준에 불과해 주주들의 불만이 쌓인 상태였다.




이에 대해 하나마이크론 측은 오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추가로 확보한 170억원 역시 채무 변제로 사용할 예정이며, 발행한 회사채가 장기채여서 공시의무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나마이크론 측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또 다른 고금리 채권을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로 전환한다고 보면 된다"며 “부채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금리 감소로 인한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하나마이크론의 재무상태는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보통 200%가 넘으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하는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241.3%에 달한다. 당시 회사의 부채총계가 1조2761억원 규모인데, 여기서 유상증자로 변제한 250억원이 줄어봐야 지표가 크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자비용의 경우 작년 한 해에만 455억원 수준을 지출했는데, 이것이 향후 얼마나 감소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작년 하나마이크론의 연간 영업이익은 579억원으로 대부분이 부채 이자를 감당하는 데 사용되고 있었다.


문제는 하나마이크론이 당장 실적 개선을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회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108억원)이 컨센서스를 57%가량 하회하고, 순이익이 적자전환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도 전년 대비 각각 20%, 80%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마이크론 주가도 연일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이날 하나마이크론은 전일 대비 1.61% 하락한 1만469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는 올 연초 이후 약 40% 급락한 수준이다. 특히 824억원 유상증자의 최종 신주 발행가액이 1만6480원이었으니, 당시 유증에 참여한 개인주주들은 현재 11%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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