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겹악재에도 배터리 시장은 맑음…‘이것’ 때문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0 11:59

전기차 캐즘에 글로벌 배터리업계 직격탄

향후 전망도 암울…트럼프 “세액공제 종료” 시사



전체 배터리 수요는 ESS에 힘입어 우상향 곡선

테슬라 에너지 사업 ‘호황’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사진=AFP/연합)

전기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악재들이 난무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업계가 불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배터리 수요는 앞으로도 우상향 성장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2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57.6%, 37.8% 감소했다. SK온의 경우 2분기 영업손실이 4601억원으로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파나소닉의 경우, 배터리 사업부인 에너지 분야에서 2분기 영업이익 216억엔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26.7% 감소한 수치다. 파나소닉 측은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가 감소했고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3.4% 증가한 123억6000만 위안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870억 위안으로 13.2% 감소했다. CATL 매출은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2분기의 경우 1분기(-10.4%)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이처럼 글로벌 배터리 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배경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배터리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둔화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외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구입시 제공하는 세액 공제 혜택을 재집권시 폐지할 수 있음을 시사해 전기차 시장은 당분간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와중에 배터리 업계의 제조역량은 수요를 지나치게 웃돌아 시장은 과잉공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만 배터리 제조역량이 2.2TWh(테라와트시)로 집계됐는데 이는 BNEF가 예상한 올해 글로벌 배터리 수요인 1.2TWh의 약 두 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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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흐린색)과 올해(진한색) 향후 4년간 글로벌 리튬이온배터리 수요 전망치. 전기차(하늘색) 배터리 수요는 하향 조정됐지만 ESS(보라색) 배터리 수요가 큰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사진=BNEF 화면캡쳐)

그럼에도 고정형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앞으로 전체 배터리 수요 상승을 견인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BNEF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서 ESS(가정용·상업용·발전용 모두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6%에서 올해 13%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배터리 수요에서 전기차와 ESS가 차지했던 비율이 지난 4년 동안 15:1에서 6:1 바뀐 셈이라고 BNEF는 설명했다.


전 세계에서 새로 설치되는 ESS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올해 글로벌 ESS 설치량은 전년 대비 61%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고 중국에선 지난해 ESS용 배터리 수요가 처음으로 가전제품용 배터리 수요를 앞질렀다.


테슬라의 2분기 실적 또한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테슬라의 2분기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44만395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줄었지만 에너지 사업인 ESS 공급은 9.4GWh(기가와트시)로 1분기 공급량(4.1GWh)을 두 배 넘게 웃돌았다. 또 지난해 테슬라가 공급했던 ESS 규모가 14.7GWh로 집계된 것으로 감안하면 올 상반기 이내에 작년치 공급량을 거의 달성한 셈이다.


BNEF는 “고정형 ESS가 글로벌 배터리 수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며 “수요가 전기차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BNEF는 이어 '2024 전기차 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4년간 전기차 배터리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전체 수요는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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