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더 멀리·정확히·빠르게 쏜다…글로벌 1위 이상無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1 14:28

BB·RAP탄 강점 조합…사거리 30% 연장·포신 개조 대비 가성비↑

탄도수정신관 R&D 추진…총 사업비 8400억원·정확도 향상 지원

K-9

▲K-9A1 자주곡사포

K-9 자주포의 능력이 더욱 강화된다. 초장사정·초정밀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방향의 개량을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도 지킨다는 목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제16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155㎜ 사거리연장탄의 최초 양산계획(안)이 의결됐다. 이는 기존 항력감소탄(BB탄) 보다 30% 이상 사거리가 긴 것으로, 지난해 체계개발이 완료됐다.


K-9A1의 최대사거리가 현재 40㎞에서 52㎞ 수준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넘어 50㎞ 후반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3754억원이다.



BB탄과 로켓보조추진탄(RAP탄) 기술이 접목된 것도 특징이다. BB탄은 가스를 분출해 일반 고폭탄 보다 사거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포탄이 빠른 속도로 활공하면서 후방에 생기는 저기압 공간에 난기류가 유입되면서 불거지는 악영향을 상쇄하기 위함이다.


RAP탄은 비행단계에서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하는 로켓보조추진제가 연소되면서 탄의 비행을 가속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정확도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 두가지 성질을 조합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풍산의 기술력이 합쳐지면서 난관을 돌파했다.




방위사업청(방사청)과 업계는 K-9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판로를 넓히는 가운데 포신을 개조하는 것보다 경제적인 방식으로 성능 개선에 성공한 덕분이다.


업체 주관으로 '탄도수정신관 사업' 연구개발(R&D)도 진행된다. 유도기능을 보유한 신관을 확보하면 △수출 확대 △포병 전력 향상 △탄약 소모량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거리연장탄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탄도수정신관은 GPS를 내장하거나 유도형 날개 등을 부착하는 것으로, 명중률 뿐 아니라 파괴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 기존 포탄을 활용하는 덕분에 비용부담도 줄일 수 있다. 내년부터 2033년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8400억원 규모다.


사거리연장탄이 지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유도포탄이 아닌 것도 사업 의결에 영향을 끼쳤다. 우수한 포가 있다면 뛰어난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으나, 더 높은 수준의 성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유도 포탄 및 탄도수정신관 개발이 이어지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무기체계 개량도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폴란드·노르웨이·이집트·호주·핀란드·미국을 비롯한 국가를 대상으로 K-9A2와 A3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는 K-9A1의 개량형 모델이다.


K-9A2는 무인포탑을 탑재하고, 장약장전을 자동화할 전망이다. 최대발사속도를 3분간 6~8발에서 9~10발로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전력화가 이뤄지면 승무원도 대당 5명에서 3명으로 줄일 수 있다. K-9A3는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하는 무기체계다.


올 6월 프랑스에서 열린 글로벌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에서 공개된 K-9A2 시제품의 경우 기관총·감시탑 뿐 아니라 포 전방에 소프트킬(전파를 사용해 적 드론 등을 무력화시키는 방식)용 연막탄 슬롯이 설치됐다. 비상시 수동장전과 사격이 가능하고, 에어컨도 달렸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자주포 개발사업이 중단된 미국에서도 탄약 개량 등으로 사거리를 늘리려는 행보가 포착되고 있다"며 “K-9A1 후속작들의 '데뷔' 시기가 포탄 성능과 맞물리면 더욱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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