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연 “건설업 일자리 지원 방안 한계"
“근로자들이 관련 서비스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선행돼야"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공사 현장이 줄어들면서 건설업계 취업자 수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민간 온라인 구인·구직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내국인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외국인 근로자 구인·구직 플랫폼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건설업 취업자는 207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6000명가량 감소했다. 건설업 일자리 감소세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5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212만3000명) 대비 6만6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건설업계 취업자 급감의 이유로 현재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건설 시장을 들었다. 특히 현재 건설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시장 중 특히 공동주택 건설시장은 단기적으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자잿값의 급격한 상승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노무비 등 공사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올해 1~5월까지의 평균 건설공사비지수는 130.0포인트(p)로, 2020년(100.0p), 2023년( 127.9p)과 비교해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긴 하다. 지난 14일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열고 건설업 일자리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도공단, 도로공사 등의 투자 규모를 확대해 일자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일자리 확대에 기여할 수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토목공사여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LH 투자 규모 확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보강과 토지보상 협의 등이 먼저 해결돼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선 건설근로자와 건설현장을 잘 연결시키는 구인·구직 시스템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 건설 부문 채용의 경우 작업팀 단위 구인 구직이 대부분인데, 이를 감안한 플랫폼을 구축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건설현장은 접근이 어렵고, 동일한 현장에서 일자리 지속이 어려워서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취업지원 서비스 확대 및 강화는 분명한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라면서 “다만 과거 공공이 주도하는 건설근로자 대상 취업지원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던 점과 대면 서비스 중심의 네트워크 구축 및 활용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에서 운영하는 비대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고용서비스 위탁방식 및 실적,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운영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광배 건정연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건설근로자 취업과 일자리 연계 강화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대안 모색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시 제도개선 또한 수반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공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내국인 부족이 삼한 직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외국인 활용에 대한 개선 또한 필요하다"며 “외국인 활용을 통한 내국인 건설근로자 일자리 확대 유지와 순기능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구인구직 플랫폼 운영도 적극적으로 검토돼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