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제작사 고가 인수 혐의…檢, 최근 불구속 기소
자진 사퇴에도 고문직 유지…횡령 조사 중 고문료 지급
준신위에 부당거래 의혹 있는 투자 집행건 제보 계획
“경영진 내부통제 크게 개선 안 돼…감사 촉구할 것”
카카오 노조가 부실 제작사 고가 인수 혐의를 받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 경영진의 즉각적인 고문계약 해지와 해임을 요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카카오엔터의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및 배임·횡령과 관련해 사측에 사건에 연루된 임원들에 대한 즉각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와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배임증재·배임수재·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0년 이 전 부문장이 실소유하던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카카오엔터가 고가에 인수하도록 해 회사에 319억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사임 이후에도 고문 계약을 이어오고 있고, 이 전 부문장 역시 재직 상태다. 이와 관련해 그룹 내부에서는 계열사의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인 경영쇄신위원회가 1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경영진에 대한 내부통제는 크게 개선된 점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상장 직후 먹튀 사건을 일으킨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와 방만한 경영으로 전체 구성원의 절반을 구조조정으로 몰고 간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에게 고문계약을 통해 고액의 자문료를 지급해온 사실이 드러나 노조에서 즉각 중단을 요구했음에도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법적·사회적 문제에 연루된 비윤리적 경영진에 대한 즉각적인 고문계약 해지 및 해임 △경영진에 대한 내부 감사 진행 및 결과 공개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올 2월 '우리가 원하는 경영진' 설문조사 당시 카카오 경영진에게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온 첫 번째가 바로 사익 추구였고, 응답자의 55.2%가 이 문제를 지적했다"며 “이처럼 노동조합 지속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단체협약을 통해 경영쇄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경영권이라는 이유로 쇄신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노조는 내부 감사와 별개로 준신위를 통해 부당거래 의혹이 있는 인수합병, 투자 집행건에 대해 제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쇄신 선언 이후에도 반복되는 범죄 행위와 경영참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