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까지 전통적 강자 ‘신한’이 회원수 1위
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 강자간 전쟁 격화
하나·비씨 등 중소형 카드사들도 ‘강한 상품’ 앞세워
하반기 경쟁 치열해질듯...“고객이탈률 변수 잡아야”
카드업계의 신규 회원유치 경쟁이 하반기들어 치열해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신제품과 맞춤 서비스를 내세워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순위 변화에 시선이 모인다.
'양강에서 다자구조로'…KB·현대카드 2~4위 경쟁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인 1월 기준 신용카드 회원 수 1위는 신한카드로 1280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1266만명을 기록해 신한카드와 근소한 차이의 회원 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회원수 순위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전통적인 양강구조를 나타내고 있었지만 타 카드사들의 약진으로 연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상반기 전체 회원수(본인기준)에서 나란히 1200만명에 도달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치열한 3위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민카드의 전체 회원수는 올해 5월 기준 1198만3000명이다. 지난해 12월 대비 21만3000명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같은기간 1195만5000명으로 22만3000명 늘어났다.
KB국민카드는 올 들어 상품 경쟁력 제고를 통해 회원 확대에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판매를 시작한 위시카드 시리즈 판매를 본격화함과 동시에 쿠팡 전용 신용카드인 '쿠팡 와우카드' 등 소비자의 실제적인 필요와 눈높이에 맞춘 신상품 출시로 시장의 호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주력상품인 위시카드와 쿠팡와우 카드의 흥행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68만6000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뤘다. 위시시리즈는 지난 6월 누적 발급량 90만장을 돌파하면서 100만장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출시한 쿠팡 와우카드는 쿠팡 적립혜택을 통한 이용고객 유입으로 지난 5월 발급 50만장을 넘어섰다.
KB국민카드는 이같은 기세에 힘을 싣기 위해 KB페이를 키우면서 서비스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여 회원수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 KB페이 통합작업 이후 지난 7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항공, 자동차, 유통, 식음료, 포털, 패션, 게임, 금융, 여가 등 각 산업분야에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회원사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한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객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CJ올리브영, 롯데백화점, 대한항공,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을 추가하거나 강화했다. 앞서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무신사 등과의 협업 및 혜택 제공으로 MZ세대 회원도 대거 확보해 전연령층에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애플페이 도입과 프리미엄 카드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아멕스)'의 발급량 증가도 회원 확대에 있어 효과를 봐왔다. 지난해 말 기준 프리미엄 카드 회원 수는 31만명으로 전년 말(23만명) 대비 34%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매년 회원수 증가 성장률이 가파른편에 속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매년 6~8%대의 회원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카드업계의 연 평균 회원 순증이 32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카드는 경쟁사 대비 2배(70~80만명) 이상 고객수를 늘렸다.
중소형 카드사도 속속 성과…다자구조 변모 전망
하나카드도 새로운 강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프리미엄카드를 통해 신규 회원수를 늘리는 한편 우량고객 모집에도 성공해 양과 질을 동시에 키워가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지난 2월 19일 출시된 프리미엄카드 '제이드 클래식'은 출시 후 120일 만에 4만매를 돌파했다. 제이드는 지난 6월 신규 3종을 추가하면서 본격 입지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해외여행 특화서비스 트래블로그가 서비스 가입자수 500만명을 넘어서며 회원확보에 디딤돌이 되기도 했다.
BC카드는 K-패스카드 등 상품으로 올해 단기간 회원수 급증을 이뤄냈다. 비씨카드의 K-패스 카드는 타 카드사 동종 신용카드 대비 가장 저렴한 연회비와 높은 생활 할인 혜택을 제시했다. BC카드 전체 회원수는 지난해 12월 191만4000명에서 올해 5월 241만6000명으로 늘었다.
반면 우리카드는 회원수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5월 기준 704만명으로, 지난해 말 715만3000명에서 5개월 만에 11만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2월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며 기존 BC카드 결제망으로부터 독립을 시작한 만큼 상품경쟁력 제고와 함께 마케팅, 제휴처 확대 등으로 회원 확대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마케팅에 집중해 독자고객 유치 등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카드사들도 약진하고 있어 양강구도에서 다자구도로 변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층별로 특화한 카드 출시와 타깃 마케팅이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신규 회원이 유입되는만큼 동시에 해지율도 높아질 수 있어 고객이탈률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카드의 지난 5월까지 해지 회원수는 52만명, 해지율은 75%에 달한다. 현대카드는 같은기간 38만명으로 신규회원 대비 해지율은 67%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회원이 많아질수록 카드회원이 이용하는 카드론 등 취급 규모도 함께 높아지면서 수익성으로 연결된다"며 “기존회원의 이탈을 막기 위한 유지 전략도 순위경쟁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