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美승인에 삼바·셀트리온 소환 까닭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5 15:30

FDA 품목승인 국산 항암제 1호 기념 간담회 개최

“올해 2500억 투자…렉라자 이을 후속제품 계획”

“대기업식 개발-승인-상용화 독자수행 구축 기대”

유한양행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왼쪽 5번째)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유한양행 경영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음에 따라 제2, 제3의 렉라자 배출을 위한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동시에 유한양행은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이 렉라자를 기술이전 받은 J&J의 주도로 이뤄졌던 만큼 향후에는 우리 제약사들도 독자적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 출시까지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25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렉라자의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신약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 방향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후보물질 단계의 렉라자를 도입한 이후 물질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 임상 개발을 거쳐 2018년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이후 얀센은 자체 보유한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를 병용하면 치료효과가 더 우수할 것이라고 판단,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대해 임상을 진행해 지난 19일 이 병용요법에 대한 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로써 렉라자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첫 국산 항암제의 명예를 얻게 됐다. 또한 유한양행은 1조원 이상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비롯해 향후 J&J가 출시해 판매하면 지속적인 로열티(매출의 일정금액) 수입도 올릴 수 있게 됐다.


유한양행은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을 계기로 △현재 임상 1·2상 진행 중인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 △임상 1상 중인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YH35324' △최근 임상시험을 시작한 희귀유전질환 '고셔병' 치료제 'YH35995' 등을 제2, 제3의 렉라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기술수출, 전략적 투자, 대학·연구소 기초연구지원 프로젝트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 등을 통해 △항암 △대사질환 △면역질환 등 3대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다수 만드는 것"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수익이 안정적인 신약개발 투자재원이자 기업 경영자금이 될 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의 생명을 유의미하게 연장해 주는 등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 때문에 기술수출 할 때에도 단순히 마일스톤을 많이 주는 기업보다 후보약물을 키워 상용화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에게 기술수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렉라자(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의 FDA 승인 과정만 보면 허가 신청부터 최종 승인까지 J&J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유한양행은 향후 우리 제약사들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승인, 판매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번 렉라자의 FDA 승인은 우리로서는 처음 가본 길"이라며 “이번 승인 과정에서 J&J에 자료제출 등 적극 협조한 동시에 J&J로부터 많은 것도 배웠다"고 말해 매출, 파이프라인 등 글로별 제약사와 격차가 큰 우리 제약업계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은 큰 의미가 있는 성과임을 강조했다.


이어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FDA 승인 경험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난해 자가면역질환 신약 '짐펜트라'의 FDA 승인을 획득한 셀트리온 △국내 최초 FDA 승인 신약인 항생제 '팩티브'를 개발한 LG화학 등을 언급하며 대기업 수준에서 가능한 신약개발 전 과정 독자수행을 국내 제약업계도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했다.


조욱제 사장은 “우리 제약사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등 대기업처럼 독자적으로 신약을 개발해 FDA 승인과 상용화까지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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