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일부 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여 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 의학 협회 저널(JAMA)이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열사병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총 2만15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1999년에는 연간 1069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으나 지난해에는 이 숫자가 2325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24년 만에 117% 증가한 것이다.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적었던 해는 2004년(311명)이었으며 가장 많았던 해는 지난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이전까지는 연간 열사병 사망자 수가 변동이 컸으나, 2016년 이후부터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인해 기온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이러한 증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며 특히 고위험 지역에서는 충분한 수분 공급과 냉방 시설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열 압박은 날씨와 관련된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며 “기후 변화로 인해 극심한 더위에 노출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은 주로 화석 연료의 연소"라고 지적했다.
WHO는 또한 폭염의 빈도, 지속 시간, 강도, 규모가 기후 변화로 인해 점차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저강도 또는 중간 강도의 폭염조차도 취약 계층의 건강과 복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가 작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인들은 기후 위기로 인해 광범위한 악영향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국 전역이 점점 더 심각한 영향을 마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1억30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열파 경보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번 주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는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이 예상돼 약 5500만 명이 극심한 더위 경보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