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해외단체들과 보고서 발간
그린수소 1kg 시 한국 유일 단가 올라
철강산업에서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철강생산 7개국 중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가장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린수소를 만드는 재생에너지 단가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3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주요 철강 생산국인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브라질, 호주 등 7개국 중 한국은 수소환원제철 공정의 철강 생산비용이 고로-전로 공정비용보다 유일하게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오래된 고로-전로 방식과 달리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면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유럽연합은 2026년부터 철강, 알루미늄 품목에 탄소세를 매기면서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고로-전로 방식으로 연간 1톤의 철강을 생산할 경우 539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그린수소 가격이 kg당 1달러가 되면 총 연간 철강 생산 비용이 517달러가 되면서 고로-전로 방식보다 철강 생산 비용이 더 저렴해진다.
반면 한국은 고로-전로 방식으로 연간 1톤의 철강을 생산할 경우 605달러의 비용이 드는데 그린수소 가격이 kg당 1달러가 되더라도 총 생산 비용은 621달러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철강 생산 비용이 더 높다.
그린수소 가격이 kg당 1달러가 됐을 때 수소환원제철의 경제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브라질로, 가격이 476달러로 가장 낮았다. 이어 호주 516달러, 중국 517달러, 미국 544달러, 일본 585달러, 유럽연합 607달러, 한국 621달러 순을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성이 가장 낮은 주된 이유로 높은 재생에너지 가격을 꼽았다. 한국은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가격이 비싼 여건 탓에 차세대 철강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의 수소환원제철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탄소 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석 결과 이산화탄소 1톤당 15달러(2만250원)에 탄소 배출가격이 형성되고, 수소 가격이 kg당 1달러가 되면 한국의 수소환원제철 철강 생산 비용은 596달러로 절감된다. 특히 이산화탄소의 가격이 1톤당 30달러(4만500원), 50달러(6만7500원)로 증가하면, 수소환원제철의 철강 생산 비용은 571달러, 537달러로 저렴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의 탄소 가격은 현재 톤당 8000~9000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다슬 기후솔루션 철강팀 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 가격이 비싸 주요 철강 생산국 대비 저탄소 철강 생산 경제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기술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를 위한 전력 구조 개편이 필수적"이라며 “산업 부문의 재생에너지 수요량을 반영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필요하다. 배출권거래제를 효과적으로 운영해 기업이 저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할 수 있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는 기후솔루션과 미국 글로벌 이피션시인텔리전스(Global Efficiency Intelligence), 트랜지션아시아(Transition Asia) 홍콩, 트랜지션아시아(Transition Asia) 노르웨이가 공동 발간한 '녹색 철강 경제학:세계 그린 수소환원제철과 전통 제철의 경제성 비교' 보고서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