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평균 연령 51.8세…노령화 심각
건설 취업자도 계속해서 감소…K건설 존폐 위기
노동자 “정부 대책 실효성 없어, 고용불안전성 해결 시급”
건설업종이 극심한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 사망사고 다발 등의 이유로 청년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일선 건설 현장에선 40대가 막내인 경우가 흔할 정도로 젊은 인력이 부족하고 고령화되고 있다. 부실 시공, 안전 사고 발생, 생산성 저하 등 건설 산업 전반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높다. 정부도 건설근로자 취업지원 강화를 위해 내놨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용불안정성과 적정한 임금, 사회적 인식 개선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청년층이 건설현장에서 사라지면서 건설인력의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전날 발표한 '2024년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를 보면 건설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은 51.8세로 집계됐다. 특히 건설현장 평균 진입연령은 2년 전 37.0세보다 2.4세 늦은 39.4세로 나타났다.
건설 취업자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201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1000명 줄었다.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석 달 연속 감소 폭이 컸다.
더 큰 문제는 건설인력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취업자도 계속 감소하면서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022년 건설업 부가가치 구성 중 인건비 비중은 78.34%로 2021년 76.18%에 비해 2%포인트(p)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전 산업 평균인 58.46%와 비교하면 높다. 기술 혁신과 동반되지 않은 채 인건비만 오르면서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고, 건설 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업종끼리 구분할 경우 최근 수년 사이 급격하게 건설업의 노동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이전과 같은 산출물을 내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도 최근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을 위해 '건설업 일자리 지원방안'을 내놨다. 지방고용노동관서·건설공제회 등이 '건설업 지원팀'을 꾸려 취업지원·직업훈련 등 고용서비스를 안내하고, 건설업자의 고용보험 가입(가입률 약 18.8%) 유도를 위해 과태료를 면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건설 일용근로자가 원하는 훈련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내일배움카드 한도를 4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한시적(오는 9월~12월)으로 확대한다. 올해 말까지 건설 일용근로자 대상 훈련 생계비 대부 한도를 1500만원으로 올리고 퇴직공제금을 활용한 생계비 무이자 대부도 300만원 한도 내에서 요건도 완화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현장 인력수급을 위해선 고용불안전성을 낮추고 타업종에 비해 비교적 흔한 임금체불을 방지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월 25일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토목건축분과위원회 소속 35세 미만 청년 노동자 140명을 대상으로 4일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75.7%는 현장에서 오래 일하기 위한 요인으로 '고용안정'을 꼽았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는 “건설업의 심각한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원인분석도 없을 뿐만 아니라, 건설노동자 일자리 지원 대안도 없는 대책"이라며 “임금체불을 방지하기 위해 임금지급시스템을 민간까지 확대하고, 건설공사 모든 주체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삭감된 건설일용근로자 기능향상 훈련사업 예산을 복원하고 활성화가 미흡한 건설기능등급제 활성화 방안 제도화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극심한 인력 부족으로 현장에선 이미 40대가 막내인 경우가 허다하다"며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 안전한 현장 조성, 기능 인력 양성 등 정부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