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카드 전쟁, 양강구도로 2라운드…‘라인업·서비스’ 확장 가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08 10:15

하나카드, 카카오페이와 협업…계좌 업권 확대 예상
신한카드 ‘쏠트래블 체크’도 트래블로그 빠르게 쫓아

신용카드 라인업 확대…‘돈 되는’ 트래블카드 사업
“사용자확대·데이터 확보 등 이점…경쟁 격화될 것”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의 트래블카드.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의 트래블카드.

상반기 국내 금융지주계열 카드사가 모두 참여하면서 발발한 트래블카드 전쟁이 상품구조 재편 등을 통한 2라운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시행 초기 출혈경쟁이나 성장성 한계를 우려로 꼽았지만 현재는 수익성 연결이나 은행간 시너지 등에서 효과가 생겨 카드사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트래블카드 경쟁 2막 열려…하나카드·신한카드 양강구도 형성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카카오페이와 제휴해 하나금융그룹의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트래블로그'의 개발에 나선다.



하나카드는 카카오페이와 함께 트래블로그를 탑재한 제휴카드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와 카카오페이의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페이머니의 기능을 결합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저축은행, 증권사 계좌까지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신상품을 개발해 사용자 편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와 핀테크사가 각각 지닌 기술력과 사용자층을 결합하면서 기존 제공되는 서비스 범위와 사용자층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규모가 가장 큰 플랫폼으로 꼽힌다. 선불충전금인 '카카오페이머니' 규모는 올 상반기 기준 약 5400억원대다. 하나카드는 해외여행에 특화된 트래블로그를 통해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서 시장 내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7월까지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50%를 기록 중이다.


하나카드는 하반기들어 가입자 6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이미 트래블카드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공격적인 서비스 확대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환전가능통화는 국내 최대 수준인 58종으로 늘리고 지난 4월에는 트래블로그의 연결 계좌를 전 은행으로 확대하며 서비스를 고도화 중이다.




하나카드의 이같은 행보로 인해 신한카드도 전략을 강화해 공격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직원들이 협업해 근무하는 '체크카드 솔루션실'을 신설했다. 하반기에도 '쏠 트래블 카드'의 경쟁력 강화를 두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다. 신한카드는 MZ층 공략에도 본격 팔을 걷으면서 7월 신한카드의 'SOL로 탈출' 팝업스토어 진행을 비롯해 미니언즈, 도라에몽 등 각종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카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2라운드 경쟁은 기존 선두주자였던 하나카드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인 신한카드의 양강구조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쏠 트래블 체크카드'는 출시 6개월 만에 100만장 발급 돌파에 성공하며 트래블로그 뒤를 빠르게 쫓고 있다.


서비스로는 42종 외화에 대한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하며, 해외 결제 수수료와 현금자동입출금기 수수료 면제 등 기본 혜택에 더해 실적 충족 시 전 세계 공항 라운지 이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일본 3대 편의점 5%, 베트남 그랩(Grab)과 롯데마트 5%, 미국 스타벅스 5%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을 연회비 없이 제공한다.


◇ 기본서비스로는 확장 한계…본연 먹거리 '신용카드' 확장도


최근 라인업이 신용카드로 확대되면서 카드사의 트래블카드가 점차 '돈이 되는' 사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7월 하나카드와 신한카드는 나란히 '트래블로그 대한항공 마일리지 카드' 2종과 '쏠트래블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신용카드는 해외여행 기간이 아닌 중에도 소비자의 사용율을 높이는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게 돼 국내에서도 사용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품 라인업 확대와 서비스 확장을 통해 향후 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로선 사용자의 확대와 데이터 수집 목적상 트래블카드가 유리한 측면이 있고, 핵심예금 유치로 은행간 시너지 강화 등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트래블카드는 앞서 체크카드 위주로 인한 수익성 한계와 제공 가능한 혜택 범위의 유사성 등이 시장 성장 과제로 꼽혔다. 앞서 후발주자들이 시장 참여에 나서면서 비슷한 혜택에서 할인율만 조정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카드사는 출혈경쟁을 야기했고, 소비자는 선택폭이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는 지적이 따랐지만 당시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단지 해외여행 부분에서 환전과 결제상 혜택을 제공하며 앞다퉈 서비스를 출시했던 단계에서 벗어나서 은행간 계좌 확대나 신용카드 상품 출시를 통한 국내 일상생활 혜택까지 범위를 넓히는 상황"이라며 “트래블카드를 통한 고객 확대가 본격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 향후 더 치열한 혜택 경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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