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규제, 차익실현 기회?...4대 금융지주 주가 ‘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08 09:44

올들어 코스피 4% 하락할 때
금융지주 주가 40% 급등

최근 2주간 주가 뒷걸음질
가계부채 규제 강화 간접 영향

밸류업 기대감 유효
주가 단기 조정 그칠 듯

4대 금융지주.

▲4대 금융지주.

올해 들어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던 4대 금융지주(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들어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향후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등의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을 경우 주주환원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지주사 전체로 보면 가계대출 규제가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만큼 최근의 조정은 일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달 26일 6만8800원에서 이달 6일 현재 6만2900원으로 8.6% 하락했다. 이 기간 신한지주(-7%), KB금융지주(-5.9%), 우리금융지주(-3.6%) 주가도 뒷걸음질 쳤다. 이 기간 코스피는 5% 넘게 떨어졌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코스피가 4.7% 하락할 때도 나홀로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린 바 있다. 올들어 KB금융지주 주가는 55% 급등했고, 하나금융지주(45%), 신한지주(45%), 우리금융지주(24%)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기세가 꺾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금융지주사 주가가 급등한데다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가계부채 관리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이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았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를 전세대출, 정책모기지 등으로 확대하거나 은행권 주담대의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방안도 추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험가중치는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쌓아놔야 하는 돈의 비율이다. 주담대의 위험가중치를 높이면 은행은 대출을 내줄 때 자본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비율 유지를 위해서는 주담대를 줄일 수밖에 없다. 결국 주담대 위험가중치가 상향되면 금융지주사들의 자본비율이 하락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은행권이 올해 7월부터 가계부채 속도조절을 위해 대출금리를 상향했고, 연내 가계대출 목표치를 대부분 채웠기 때문에 현재의 주가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가계부채 규제가 금융지주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하기에는 충분하나, 밸류업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렸고, (가계부채가 증가했다는 건) 은행 대출이 늘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금융지주 실적에 부정적인 이슈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 이전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차익실현에 나설 타이밍"이라며 “지금은 주가가 조정 받을 만한, 명확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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