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 초대석]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수발전, 해외진출도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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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양수발전 사업이 전력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고 지역 주민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기존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고 추진 중인 건설 사업을 적기에 경제성 있게, 지역 수용성 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동시에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산학연 생태계를 조성해서 국제경쟁력을 갖춤으로써 국민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수발전은 발전기이자 에너지저장장치(ESS)인 동시에 이제는 기후위기 적응력을 고양하는 수자원관리 기능까지 갖춘 주요한 에너지원이다. 당면한 에너지와 물 문제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양수발전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련 기술개발과 실제 적용에 정책적 관심과 지원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국내 양수발전을 이끌어 온 한국수력원자력 권창섭 수력처장을 만나 국내 양수발전의 현황과 비전, 과제들을 알아봤다.


다음은 권 처장과의 일문일답.



안정성 검증된 양수발전,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역할 가능

-최근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선정, 새울3·4호기 착공 등 원전분야 분위기가 좋습니다. 양수발전도 최근 들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수원의 중장기 양수발전 확대 비전은?


▲정부의 중장기 전원 구성 전망에 따르면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지속 확대로 경직성 전원이 확대되기 때문에 11차 전기본 실무안 발표에 따르면 2038년까지 약 21.5기가와트(GW)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가 필요합니다.




그중 상당부분을 양수발전과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로 충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양수발전은 검증된 기술로서 대단히 안전하고 경제적이면서 ESS로서의 기술적 가치도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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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 원리. 한국수력원자력

우리나라는 세계 9번째 규모의 양수발전 보유 국가이며 한수원은 국내 유일한 양수발전 사업자로 4.7GW 설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확대할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운영 중인 7개 양수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게 첫번째입니다.




동시에 지금 건설 중인 영동, 홍천, 포천 3개 양수발전소를 적기에 건설하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영양, 합천 양수발전소 건설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운영 중인 양수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고 건설 추진 중인 발전소를 적기에 경제적으로 건설하는 게 목표입니다.


또한 업계 리딩 컴퍼니로서 끊임없는 R&D를 통해서 주기기를 비롯한 핵심 기자재를 국산화하고 건설 운영 부분에 선진 기술을 내재화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수력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산학연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 협력하고자 합니다.



-에너지저장의 가치가 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기존 ESS 대비 양수발전이 경제성 효율성 안전성 측면에서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요?


▲양수 발전은 100년 이상 충분히 검증된 에너지 저장 기술입니다.


양수발전을 저장장치 규모 1000메가와트(MW), 그러니까 10시간 단위 1000메가와트를 기준으로 보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비와 균등화 저장 비용(LCOE)이 가장 저렴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ESS 설비, 특히 리튬이온전지는 수명이 다하면 폐기물이 되지만 양수의 경우에는 100년 이상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양수발전소의 상하부댐은 그 자체로 지역 관광자원이 되면서 여름철에 홍수 예방은 물론 가뭄 시에는 용수 농업용수 공급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양수발전소는 다양한 기술과 설비 용량으로 전력 계통에서 요구하는 여러 가지 기능, 예를 들면 양수펌핑출력을 조절하거나 발전과 양수를 동시에 할 수도 있습니다. 또 대용량으로 저장도 가능하고 응답성도 빠르고 부분 부하에서 높은 효율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을 위한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기존 ESS 대비해서 양수 발전이 가질 수 있는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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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양수발전소 장점 알려지면서 건설 유치 희망 지역 늘어

-양수발전 확대의 치명적 걸림돌로 재생에너지 밀집지역에 부지가 부족한 점이 꼽힙니다. 재생에너지나 수요처와 거리가 멀면 송전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현실과 대책은?


▲그러한 단점들은 과거와 현재의 조건이 달라진 점을 반영하지 않은 분석입니다.


옛날에 양수발전소는 재생에너지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가 아니었고 원자력발전소나 대용량 화력발전소의 안정성 측면에서 발전소 2기에 양수발전 1기 정도씩으로 해서 커플링 개념으로 건설됐습니다.


과거에 양수발전소는 불합리한 요금 제도 등으로 해서 활용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재생에너지에 응동할 수 있도록 반영이 안 돼 있었습니다. 대용량으로 건설이 됐고 지역 수용성이 낮았기 때문에 입지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양수발전소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역 관광자원이 될 수 있고 그 다음에 양수발전소를 과거에 건설할 때는 사업자 관점에서 건설을 했어요. 그래서 지역과의 어떤 협의를 통해 유치 공모를 한 게 아니고 그냥 기술적으로 필요한 곳에 낙점을 해서 공표를 한다던지 그런 부분 때문에 반발이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양수발전소의 여러 가지 장점이 알려지면서 건설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이 경쟁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양수발전소를 신규 건설한다고 하면 서로 우리 지역에다가 건설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지역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지가 제한적이고 지역 수용성이 낮다는 얘기는 사실 요즘 사실과 좀 다르고 우리나라는 전국에 산이 많은 산악 지형이라서 양수발전 입지는 전국에 충분히 많이 있습니다.


특히 한수원이 마이크로 양수를 포함해서 중소형 양수 발전 기술 개발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합리적인 요금 제도가 도입된다면 소형, 중형, 중소형 양수발전소가 지산지소, 즉 ESS가 필요한 전국 각지에 건설될 수 있습니다.



양수발전 활성화, 합리적 요금 제도 확립이 우선...전문인력 양성도 시급

-국산화 미비, 건설기간, 비현실적 정산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관건은 적정 요금 제도 도입입니다. 최근 전력거래소는 전력 계통의 안정화가 너무 취약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형태의 양수발전소가 무조건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요금 제도는 차후의 문제라고 할 정도로 계통 안정성에서 긴급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금 제도가 합리적으로 정착된다면 재생에너지가 많은 서남권에는 농업용 댐, 지자체 댐, 다목적 댐 우리 발전용 댐들이 많이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양수발전소를 단기간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첫째도 둘째도 요금 제도입니다. 지금 요금 제도로는 경제성이 안 나오기 때문에 사업자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요금 제도가 왜 문제냐면 과거 데이터를 보면 양수발전 전체에서 매년 1500억 정도 적자가 났습니다. 계통안정화의 편익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발전회사가 신규 양수 발전 사업에 참여할 예정인데 한수원과 요금 관련 공동 용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수원 내에서는 선진국 양수 요금 제도 등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어요.


저명하신 교수님들께 의뢰를 했고 종합이 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정부 및 관계기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그동안은 정부가 계통안정화 역할만 하고 수익화를 못하게 해서 요금제도 개선도 적극적으로 못했습니다. 지금은 건설을 늘리라고 하는데 그러려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하고 또 요금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최근 2~3년 사이에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인한 계통 변동성 심화로 양수발전 기동정지 횟수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설비들의 고장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설비들이 한 번 고장이 나면 수리에 비용이 많이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금제도 개선이 필수입니다.


정부나 관계기관도 충분한 근거와 논리를 갖고 요금 제도를 요청해 온다면 양수가 워낙 지금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양수만을 위해서 요금 제도를 바꾸기는 어려우니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해야 되겠죠.


두 번째는 국산화입니다. 지금 운영 중인 양수발전소가 노후화가 되기 때문에 설비 현대화가 예정되어 있고 신규 양수 건설도 있죠. 또 최근 해외에서는 양수발전을 한수원하고 같이 하자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산화를 해야 지금 국내 중소기업, 대기업들이 사업에 다 들어오게 됩니다.


경제성 있는 사업이 되려면 국산화가 돼야 되는데 한수원은 자체 양수 발전 기술 로드맵에 따라 기존 수력발전 기술과 연계해 양수발전 설비 국산화, 수차 발전기 효율 측정, 모델 시험 기술 설계 기술, AI, 4차 산업 기술을 접목한 댐 수위 예측, 지하발전소 안전 로봇 등 다양한 R&D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양수발전 건설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사, 건설사, 정비 협력사, 운영사가 부족하고 신규 건설 준비하는 발전회사에도 전문 인력이 별로 없습니다. 최근에 강원대학교는 수력발전관련 공학과를 개설 했습니다. 왜냐하면 강원도에 수력발전소, 양수발전소가 많고 실제 취업을 하려고 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있어요. 양수발전, 수력발전이 기술적으로 같은 계열인데 연계를 해주는 곳이 없었어요.


수력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학교에서는 계속 연구해서 우수 인력을 배출해 주고 산업계는 연구할 수 있는 R&D 과제를 만들고 국내 중소기업과 대기업과 계속해서 사업을 만들고 그렇게 산학연이 함께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오는 10월에는 13개의 대학교와 한수원이 양수발전 관련 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술도 개발하고 각 요소 요소에 경쟁력 있는 기술들이 나와야 양수발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프랑스나 독일 일본에서 만드는 양수발전소보다 우리가 훨씬 더 개도국에서 보면 경쟁력 있는 발전소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제시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 최초의 초단기 유입 예측 AI 기술 접목한 양수발전도 R&D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이런 것들은 양수발전소 건설할 때 접목하면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APR 1400원전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우월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양수발전 분야에서도 우리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약력


△강원대학교 산업공학 석사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학 박사과정 수료(2011) △한강수력 운영실장(2020) △홍천양수발전소 건설소장(2021) △본사 수력처장(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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