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갤S24·갤Z6 등과 경쟁
뚜렷한 차별점 없고 지원 언어도 제한…‘갤럭시 AI’ 아성 깰지 미지수
인공지능(AI)을 품은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가 베일을 벗었다. 이로써 애플은 '갤럭시 S24' 및 '갤럭시 Z6' 시리즈 등을 출시하며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의 패권에 도전장을 던졌다.
다만 삼성전자 AI폰과 비교해 큰 차별점이 없고 지원 언어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아이폰16이 AI폰 패권을 차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 '이제 새롭게 빛나다(It's Glowtime)'를 열고 아이폰16 시리즈 등 최신 제품을 선보였다.
아이폰16 시리즈는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디자인 측면의 일부 변화 외엔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가격도 달러 기준으로 전작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아이폰 기본 모델은 799달러(128GB), 플러스는 899달러(128GB), 프로는 999달러(128GB), 프로맥스는 1199달러(256GB)부터 시작한다.
이번 아이폰 신작의 가장 큰 변화는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애플이 자체 개발한 최신 칩인 A18과 A18 프로가 장착됐다.
아이폰 등에 적용될 AI 생태계가 공개되며 애플도 삼성전자에 이어 AI폰 대열에 참여하게 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초 AI 기술이 탑재된 첫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며 'AI 스마트폰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지난 7월엔 폴더블 폰 신제품인 갤럭시 Z 플립6·폴드6에도 AI를 적용하며 AI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내 AI 탑재를 강화하는 건 수요 위축 속 AI 기능이 한줄기 빛으로 작용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11억6690만대로, 지난 10년 내 최저치다.
올해 들어선 수요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1분기와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각각 6%, 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AI폰 등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AI폰 등장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13년 만에 글로벌 스마트폰 왕좌를 차지했지만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준 애플이 AI폰 출시에 나선 이유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차세대 아이폰은 처음부터 AI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AI폰을 앞세워 세계 시장 1위를 수성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애플의 첫 AI폰이 공개됐음에도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기존 AI폰과 비교해 큰 차별점이 없다는 이유다.
일례로 애플 인텔리전스가 표방하는 하이브리드형 AI는 삼성전자가 이미 선보인 개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한 자체 생성형 AI '갤럭시 AI'를 통해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기반 AI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AI를 먼저 내세운 바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 대비 지원 언어가 한정적이라는 점은 애플이 AI폰 시장을 선점하는 데 제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내달 베타(시험) 버전으로 영어가 우선 제공된다. 한국어 지원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내년에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의 언어도 지원될 예정이지만, 삼성전자 갤럭시 AI의 지원 언어 16개에는 못 미친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AI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고,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이 내년까지는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폰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