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문가들 “급발진 의심 사고는 휴먼 에러”
캐스퍼 일렉트릭,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 탑재
정부, 해당 기능 탑재 차량 ‘안전도 평가’ 가산점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이 “급발진 의심 사고는 휴먼에러"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일어난 의심사고들의 경우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오인해 벌어진 사고라는 분석을 공개했다. 이에 업계는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 도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서울 여의도 FKI 콘퍼런스센터에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설명회'를 공동 개최했다.
발표 내용은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된 EDR과 자동차 브레이크 시스템 원리, 교통사고 조사 기법과 절차에 관한 구체적 설명과 대안 제시 위주로 구성됐다.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급발진사고가 일어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의 제동력은 차량 중량 및 속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보다 더 크게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기능을 통해 제동 신호와 가속 신호를 동시에 보낼 때, 제동 신호를 우선하게 돼 있어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자동차는 무조건 속도가 감소 및 정차한다"고 말했다. 즉,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량이 앞으로 돌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성지 대전보건대 교수는 “급발진 의심 현상은 가속케이블 고착, 플로어매트 간섭, 엔진오일의 흡기 유입 등의 다양한 형태로 발생할 수 있다"며 “대부분은 휴먼 에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에선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엔진 회전수. 급등과 같은 비정상 조작이 감지되면 차량이 경고음을 내고 제동이나 감속하는 장치다. 일본에선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가 이미 활성화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일본은 2012년 장치 첫 출시 후 일본 내 신차의 90% 이상엔 이 장치가 달려있다. 또 일본은 내년 6월 이후 출시되는 신차에 해당 기능 장착을 의무화 한다.
한국은 이제야 도입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월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에 처음으로 해당기능이 내장됐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후방에 장애물이 감지된 상황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급하게 작동하는 경우 운전자의 페달 오인으로 판단해 출력 제한, 긴급 제동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능을 기본 옵션으로 탑재됐다.
실제 이 기능을 시연해본 결과 페달 오인사고를 일부 예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에 장애물을 설치한 뒤 엑셀을 최대로 밟자 경고음과 함께 차량이 약 1㎝ 정도 움직이더니 그대로 멈춰섰다.
업계에선 앞으로 이 기능의 탑재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 기능 탑재여부가 차량의 경쟁력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도 오조작 방지장치의 설치를 업계에 권고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 차량에 '안전도 평가'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캐스퍼에 탑재된 PMSA 기능은 운전자의 안전한 드라이빙을 지원하기 위한 주행 보조장치의 일부"라며 “추후 신차들에도 탑재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발진 의심사고의 대부분이 고령운전자의 페달 오인사건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고령운전자의 운전미숙을 보완해줄 중요한 기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