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수요 조사·사업성 검토 없이 결정돼… 행복주택 사업 무산
순천=에너지경제신문 이정진 기자 전남 순천시가 조곡지구 행복주택 조성사업을 부당하게 수행한 사실이 적발돼 2024년 전라남도 정기종합감사에서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번 조치는 전남도 적극행정 면책 및 공무원 경고 등 처분에 관한 규정 제14조에 따른 것으로, 시는 지난 2019년 1월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65세 이상 노년층 등 주거 지원이 필요한 계층을 위해 조곡지구에 행복주택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순천시의 행복주택 잠재 수요가 1,000호 이상으로 예상되며 입주 수요와 사업성이 모두 양호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순천시는 지난 2022년 11월 조곡지구의 사업 부지를 매입해 행복주택 조성을 위한 시의 업무분담을 모두 완료했으며, 남은 절차는 LH의 공사 착공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시는 지난해 2월 충분한 수요조사와 사업성 검토 없이 해당 부지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LH에 행복주택 조성 계획 취소를 통보했다.
행복주택 조성 취소에 관련해 순천시 관계자는 “반려동물 문화센터 인근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해 센터와 연계할 수 있고, 옆에 동천이 흐르는 등 반려동물과 산책하거나 놀이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한 부지"라며 “해당 부지 사용에 관한 사항은 당시에 협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려동물 문화센터의 이용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반려동물 문화센터의 일일 방문객은 평균 12.5명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반려동물 편의시설을 실제로 이용하는 인원은 하루 평균 3명에 그친다. 반려동물은 평균 1.5두가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남도는 “순천시가 반려동물 놀이터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방법을 통한 결정이 아닌, 단순히 반려동물 문화센터 인근에 있다는 이유로 결정한 것"이라며 “반려동물 문화센터의 저조한 이용 실적을 고려할 때, 시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편, 순천시는 이번 감사에서 조곡지구 행복주택 조성사업 외에도 캐릭터 조형물 제작 부당 처리, 쓰레기 종량제봉투 공급대행 업무 부당 처리, 타행위 사업에 대한 하수도 원인자부담금 과소 부과 등 3건에 대해서도 함께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