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비철금속 1위 기업 약탈 시도”… ‘MBK-영풍’ 연합에 강력 반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13 13:59

최대주주-경영진 갈등 표면화

현 경영진 “기술력·실적 우위”

“영풍 환경오염·MBK 투기” 비판

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비철금속 업계 세계 1위 기업인 고려아연이 최대주주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시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고려아연을 둘러싼 복잡한 지배구조와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복잡한 지배구조와 경영권 분쟁


13일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통해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를 “국가 기간산업인 비철금속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에 대한 적대적 약탈적 M&A"라고 규정했다.



현재 고려아연(최 씨 일가)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영풍(장 씨 일가)과 특수관계인이 33.13%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에 있다. 실질적인 경영은 최윤범 회장이 맡고 있으며,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2.58%로 영풍 측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풍과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2%를 확보해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지난 1974년 설립 이후 상호 합의 하에 장영신 영풍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지분을 보유하고 최기호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던 곳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장태평 영풍 회장(장영신 회장의 아들)이 고려아연 경영에 참여하려고 하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최기호 회장의 아들)이 이에 반발해 지분을 모아가며 경영권을 고수하려는 중이다.


◇고려아연, 기존 경영진 전문성 강조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현 경영진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조하며, 창업 이래 이어온 경영 노하우와 기술력이 세계적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최기호 창업자를 시작으로 최창걸, 최창영, 최창근 명예회장에 이어 현 최윤범 회장까지 전현직 경영진과 임직원이 수십 년간 합심해 산업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 업계를 선도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 경쟁력과 비철금속 분야 1위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풍에 대해서는 환경법 위반과 중대재해 사고 등을 지적하며 경영 능력 부족을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면서 각종 환경오염 피해를 일으켜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왔다"며 “빈발하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이사들이 모두 구속됐고, 카드뮴 누출 등 환경오염으로 현재 구속된 대표이사들에게 추가로 실형이 구형되는 등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MBK 향한 강도 높은 비판


특히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는 “약탈적 투기자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수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MBK가 경영권을 취득할 경우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막대한 피해가 갈 것이며,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배경에는 장씨 일가(영풍)와 최씨 일가 간의 합의 파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 측은 지분율에 맞는 경영권을 되찾고,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겠다는 계획이지만, 현 경영진은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핵심적인 사업전략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심대하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사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제련 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현 경영진의 장기적 비전을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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